[세평시평] 마음공부
[세평시평] 마음공부
  • 제주타임스
  • 승인 2008.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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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는 바람도 있고, 폭풍도 있고, 비도 있고, 혹한도, 봄볕도 있다.

마음의 주인은 자신이다.

그러나 자신이 마음을 통재(control)하기는 극히 어렵다는 것을 생각해지는 요즘이다.

가족과의 유명을 달리하는 세상사는 나에게만 있는 것도 아닌데, 질흙 같은 어두운 마음이 나를 묶는다.

이런 마음을 나의 가슴에서 지워버리기 위해서 안간힘을 쓰지만 생각대로 안 된다.

또 이제까지 살아온 나의 생활 철학, 나의 가치관, 나에게 주어졌던 환경을 후회하고 쓰린 생각이 고통으로 다가온다.

사람의 마음에는 정(情)과 각박한 마음이 공존하는지도 모른다.

마음속에서 정과 각박한 마음이 서로 싸우다가 각박한 마음이 이길 때는 나의 삶의 여백에 어두운 그림자로 채우고 옆에 있는 가족들에게도 마음에 상처를 주어지는 경우가 가끔 있다. 

이게 신의 인간에게 내린 인과응보(因果應報)인지도 모른다.

물론 삶의 경륜이 부족하고 천박한 연륜 탓이지만 나이가 많이 들면 용기와 감성이 메마른다는 속담의 이치를 이제야 깨닫는다.

젊은 날의 그 용기와 삶의 정감은 어디로 갔단 말인가?

오늘도 매일 다니는 헬스클럽에도 안가고 마음의 고독과 자리를 같이하면서 마음공부를 하려고 책상 앞에서 철지난 나의 삶의 흔적들을 뒤적여 본다.

나는 나 자신의 가치를 만들라고 가슴속으로 부르짖어도 보고, 밖에서 찾을여고 하지 말고 나의 내심에서 완성해 보자고 따짐도 해본다. 

외국 속담에 “당신의 배가 강물에 뜨지 못하면 어느 누구도 당신과 같이 강을 넘으려고 안한다.”는 속담의 의미를 반추해 본다.

이제까지 살아오면서 억한감정들이랑 나의 자산으로 만들고 원망을 하지 말자, 그분들이 나에게 가장 훌륭한 스승이라고 다짐하면서….

그래서 세파의 배를 같이 타고 인생의 강을 건을 수 있는 마음의 배를 만들어보자고 하염없는 생각에 젖어본다.

어느 스님의 말에 현명한 사람은 부처를 찾지 않고 마음을 찾는다는 말이 기억난다.

“삼일수심천재보(三日修心千載寶) 백년식물일조담(百年食物一朝坍)”이라는 말이 있다.

삼일 닦은 마음은 천년의 보배요, 한평생을 탐하여 모은 재산은 하루아침에 먼지가 된다는 불가의 법어이다.

사람의 중심은 마음이다. 마음의 공부는 일생 하는 공부다.

우리들의 생은 태어날 때부터 마음공부의 짐을 갖고 이 세상에 왔다. 무거운 짐, 가벼운 짐 생에 따라 다를 것이다.

태어나는 순간부터 누구나 예외 없이 삶이라는 짐을 지고. 하루24시간이라는 마음의 수업은 계속되는 것이다.

우리가 지구로 보내져 마음의 수업을 다 마치고나면, 나방을 벗고  날아오르는 나비가 되어 우리의 영혼을 육체로부터 해방하는 것이 허락되는 것이 생인지도 모른다.

나이가 들면 삶을 즐기는 것이 아니라 삶을 견디는 것일 수도 있다.

그래서 희망이 없는 삶은 고통이라고 했는가!

상처 난 조개가 진주를 만드는 자연의 섭리와 같이 젊었을 때 고통은 더 영글기 위한 성장통일수도 있다.  

그러나 나이 많은 사람들의 고통은 진주를 만드는 조개의 고통이 아닌 것만 같아서 마음공부가 어려운 것이다.

노년기의 상처를 치료하는 마음의 공부는 생을 겸허하게 받아 드릴 수뿐이 없다.

자신이 느끼는 상실이 크다고 생각된다면 삶에서 그만큼 많은 것을 바랐기 때문이라고 마음을 먹어야한다.

많은 실수를 했다면 아무것도 하지 않고

산 것 보다는 좋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별에 이를 수 없는 것이 불행이 아니고  이를 수 없는 별을 생각한 것을 불행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노년기의 마음의 공부는 받아드림과 용서이다. 우리가 가장 많이 용서할 사람은 자기 자신이다.

자신이 한 일이나 자신이 하지 않은 일에 대해서까지 자신을 용서해야한다.

마음공부를 하지 못했다면 그 것에 대해서도 용서해야 한다. 

이 것이 불교에서 말하는 해탈이 경지이기도하다.

김   찬   집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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