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 이면도로가 위험하다. 제주시 이면도로 262개 노선 가운데 인도(人道)가 시설된 노선은 15곳에 불과하다. 그만큼 주민들이 교통사고의 위험에 노출돼 있는 셈이다.
도로구조 등 환경적 요인에 의한 교통사고가 늘고 있음은 진작부터 지적돼 온 바다. 차량의 증가로 교통 혼잡이 극심하고, 그로 인해 사고가 증가하여 많은 사람들이 걱정하고 있으나, 급속도로 악화되는 교통여건에 비해 그에 대처하는 노력이 미흡한 게 오늘 우리의 현실이다.
도로의 폭을 넓히거나, 이면도로까지 인도를 설치하는 데 많은 비용과 시간이 소요된다는 것을 우리는 모르지 않는다. 말이 쉽지, 교통안전시설을 완벽하게 갖추는 것 또한 어렵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러나 우리 모두가 알고 있는 바와 같이, 도로문제는 도시 교통의 혼잡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교통사고로 인한 인명 피해의 원인이 된다는 데 우리의 고민이 있다. 골목길마저 마음 놓고 다닐 수 없는 정도라면 우리 사회는 어딘가 구조적으로 잘못돼 있음이 분명하다.
따라서 도로 구조에 대한 근본적 개선없이 교통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 근본적으로 도로의 용량을 늘려야 함은 두 말할 필요가 없지만, 최소한 교통안전시설만큼은 제대로 갖추어 놓아야 한다. 인명사고가 자주 발생한다는 말을 듣고서야 부랴 부랴 안전시설을 서두는 것은 ‘사후약방문’이라는 비난을 듣기 알맞다.
관계당국은 주민이 입을지도 모르는 피해를 사전에 예방한다는 의미에서도 도로사정을 적극적으로 살피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 교통문제가 심각할수록 그에 대한 대응력도 강화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