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평시평] 줄줄이 낙마(落馬)한 새 정부 인사파문
[세평시평] 줄줄이 낙마(落馬)한 새 정부 인사파문
  • 제주타임스
  • 승인 2008.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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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리보다 사리에 앞섰던 장관 후보자들?

 여성부장관 후보에 이어 통일부장관 후보, 환경부장관 후보가 사퇴를 하였다.

대통령이 지명한 15명의 장관 후보자 중에서 3명이 인사청문회에 참여도 못한 상태에서 물러난 것이다.

후보자들이 새 정부와 대통령에게 부담을 주지 않겠다는결의 속에 용퇴의사를 표출한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후보자들의 사퇴로 이어진 대통령의 첫 인사 실패는 여러 가지 요인이 있다 하겠다.

결격요인을 냉정히 분석하여 앞으로는 재발 방지에 힘 기울여야 할 것이다.

미국에선 FBI(연방수사국)가 인사검증을 철저히 대행해 주고 있다는데 한국은그런 시스템이 갖추어져 있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좀더 치밀한 검증이있었다면 청문회 전에 여론상의 문제로 사퇴하는 상황까지 펼쳐지지는 않았을것이다.

사전 검증은 있었는데 그에 따른 문제점들을 무시해 버려서 문제가 발생 한것이 아니겠냐는 추측도 할 수가 있는 것이다.

혈연 지연 학연의 삼연바이러스가 오늘의 현시점에까지 사라지지 않고 있는 것은매우 서글픈 일이다.

한반도에서의 민주주의 나무는 언제면 올곧은 가지를 펼칠 것인가 세간에는 고소영(고대.소망교회,영남)이니 강부자(강남의 땅부자)니 하는 신조어들이 회자되고 있으니 말이다.

인사청문회에서 각 후보자들의 재산형성과정, 가족의 이중국적, 논문표절 병역문제 등 의혹 부각과 사퇴의 행렬은 노무현정부 임기 내내에 벌어졌던 일들이다.

이러한 바로 직전정권의 실책을 바로잡지 못했다는 것은 매우 섭섭한 일이다.

미국에서는 대통령이 장관 등 고위인사에 대한 검증을 할 때는 연방수사국(FBI), 국세청, 공직자윤리위원회 등 3개 부서에 의뢰한다.

이들 3개 부서에서는 다각적인 차원에서 심층분석을 하고는 그 결과를 백악관을 거치지 않고 대통령에게 직접보고 한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러한 사전검증 시스템을 만들고 결격 사유가 없음이 확인된 후 후보자를 발표하고 국회 청문회에 임해야 할 것이다.

미국의 검증제도가 너무나 철저하다 보니 후보자 스스로 포기하는 사례도 흔하다.

그래서 1989면 이후 상원인준 투표에서 탈락한 장관은 한 명도 없다 하니 우리와는 대조적이다.

정권이 바뀔 때 국회 청문절차를 거쳐야 하는 공직자는 장관, 차관보급 이상 정무직, 연방검사, 대사, 장성 등 600명에 이른다고 한다.

검증과정이 너무나 까다롭다 보니 ‘공직자 후보 생존 가이드’라는 책이 나올 정도다. 후보자들에 대한 재미 있는 에피소드도 많다.

어느 고위직 후보자가 관련 교수에게 질문을 하였다.

제가 열아홉 살 때 개인 수표를 잘못 사용했다가 경찰에 체포된 일이 있는데 그 사실도 털어놓아야 합니까 라고 질문을 하였다.

그 교수의 대답이 가관이었다. 그 사실이 두려우면 공직을 포기하는 것이 좋겠다는 답변을 하였다.

어느 여성후보자에겐 당신은 낙태경험이 있느냐고 까지 물었다.

그리고선 당신의 옷장엔 옷 말고 또 숨겨놓은 것이 없느냐는 질문도 하였다. 이처럼 사생활에까지 시시콜콜 질문공세다.

21세 이후 수입원, 지난 10년 동안 가입단체, 자녀 양육비 지급에 이르기까지 230여게 문항의 마지막에는 당신이 후보로 지명되면 비난할 사람은 누구이겠냐로 끝난다고 한다.

필자는 모 기관의 인사위원 위촉장을 받고는 ‘나는 절 할 줄도 모르는 사람인데’라고 했더니 ‘그렇습니다 선생님의 굽실거리지 않는 성품이 적격입니다’라는 답변이었다. 공직 근무시에도 집사람까지 나를 탓했다.

‘후배들까지도 승진을 하고 있는데 당신은 무시거 해염수광’ ‘이 사람아 밀감도 조생이 있고 만생이 있는 것 아닌가…’ ‘ 경호지마랑 운동을 홉서 운동을 …’ ‘ 새마을운동, 만보걷기운동, 뉴제주운동….’ 많은 운동을 하고 있지 않은가…위대한 철학자 소크라테스의 ‘ 너 자신을 알라’ 라는 말은 인생행로의 기본지침이다.

장관 후보자들이 자신의 위치를 올바르게 파악할 수 있는 겸손을 발휘했더라면 ‘ 저는 그 직에 취임할 자격이 없습니다’라는 말로 사양을 했을 것이다.

일국의 장관 위치에 서게 될 사람들의 인품을 내다볼 때, 그러한 사람들을 추천한 현실을 바라볼 때 우리의 정치사는 답보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케내디 대통령은 이 세상에서 가장 용기 있는 사람이란 자신을 격멸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사람이라고 하였다.

삼일절을 맞이하여 자만의 세가 거하고 겸손의 세가 래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문   태   길
한국금빛평생교육봉사단 제주특별자치도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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