市, 폐지원칙 공감하면서도 ‘나서기 싫다’...저울질
1인당 年 5만원 지원
반원에 대한 지도 감독을 하는 동시에 반상회 개최 업무를 담당하는 반장(班長).
제주시내 2524명의 반장들이 기로에 섰다.
상당수 시민들과 공무원들이 ‘반장폐지 불가피’를 주장하면서 이들의 설 자리가 좁아지고 있는 것이다.
이와 함께 반장의 경우 이웃에 대한 감시 감독을 주 업무로 시작된 ‘구시대 유물’이라는 인식이 팽배해 지면서 이들에 대한 인식 역시 부정적으로 바뀌고 있다.
또 한동안 정례적으로 열렸던 반상회 역시 최근에는 ‘자율 반상회’로 바뀌면서 반장들의 할일이 사실상 없어진 것이다.
이에 따라 제주시민들 가운데 상당수가 반장직을 폐지해 이들에게 지급되는 예산을 불우이웃 등에 사용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또 제주시 대부분 공무원들 역시 더 이상 반장제도를 유지할 명분이 없는 만큼 이를 폐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제주시내 반장은 모두 2524명.
제주시는 이들에게 연 2회에 걸쳐 1인당 5만원씩 연간 1억4000만원을 지급하고 있다.
그러나 반장제 폐지에 대한 공감에도 불구하고 제주시의 입장이 간단치 많은 않다.
이른바 마을유지인 이들을 일시에 반장에서 해촉, 폐지할 경우 ‘역풍’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반장은 엄연히 현행 제주시 조례에 의해 ‘제도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또 전국적으로도 대부분의 지방자치단체들이 반장제도를 시행하고 있는 마당에 유독 제주시가 앞장서서 이 제도를 폐지할 필요가 있느냐 하는 것이 제주시의 또 다른 고민이다.
결국 이 문제는 제주시 최고위층의 ‘각오’에 따라 결정될 전망이어서 내년도 이들 반장들에 대한 지원예산 편성을 앞두고 있는 제주시의 행보가 관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