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조, "한글도 잘 익히지 못하는 1학년이…" 맹비난
일부 학부모들, "사교육 조장…부담 감내 어떡하라고"
제주도교육청이 올해부터 전국에서 처음으로 초등학교 1-2학년 영어수업을 실시하고, 다른 교과에도 단계적으로 ‘영어몰입식 교육’을 실시한다는 내용의 영어 공교육 강화 방침을 발표하자 졸속 교육정책이라며 이를 비난하는 목소리가 높다. 일부 학부모들, "사교육 조장…부담 감내 어떡하라고"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제주지부(지부장 채칠성)가 27일 "제주도민 사회에 큰 영향을 미칠 중대한 교육적 사안을 검증과정도 없이 일방적이고 졸속적으로 추진하는 것은 도민과 교육주체들을 무시하는 처사"라며 제주도교육청의 영어공교육강화 대책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전교조는 "제주도교육청의 대책은 교육과정을 파행으로 이끌 것이며, 학생.교사의 학습 및 교수활동의 부담 증가와 사교육비 조장으로 나타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교조는 "올해부터 초등학교 1, 2학년에 영어 교과를 도입하고, 2010년까지 영어 수업을 계속 확대해 6학년의 경우 주당 5시간의 영어 수업을 하도록 하고 있다"며 "모국어 조차 제대로 익히지 않은 1, 2학년들부터 영어교육에 학습의 중심이 옮겨감에 따라 모국어의 정체성이 흔들릴 것"이라고 영어공교육에 대한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전교조는 또 "이번 대책은 일반교과에서 잘 다뤄지지 못하고 개인, 지역, 학교의 특성을 살리고, 자아실현을 위한 취미와 특기를 계발하거나 봉사활동 등을 하고자 만들어진 재량활동이나 특별활동 시간을 영어시간으로 대체, 운영해 영어교육에 몰두하게 되면 전인적인 인간육성이라는 교육의 목표와도 어긋나게 될 것"이라고 도 교육청의 영어공교육의 방향을 비난했다.
제주시 인문계 고교 K 영어교사는 "왜 영어를 그리 강조하는지 모르겠다"며 "영어가 필요한 학생 중심으로 영어교육을 강화하면 되지, 모든 학생들에게 영어를 주입하다시피 가르칠 필요가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올해 3월 두 번 째 아동을 초등교에 취학시킬 박모씨(36. 회사원)는 "이제는 취학하기 전부터 영어 과외를 시켜야 하고, 학교 수업을 제대로 받기 위해서는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이전보다 영어 과외를 더욱 시켜야 할 것 아니냐"며 사교육비 부담을 걱정하기도 했다.
저작권자 © 제주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