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평시평] 골드 미스
[세평시평] 골드 미스
  • 제주타임스
  • 승인 2008.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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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유행되는 신조어다.

1960년대 후반부터 1970년대 중반 산아제한정책이 실시됐던 시대에 출생한 여성들로 탄탄한 직장과 경제력을 바탕으로 독신생활을 즐기며 자기개발에 투자를 아끼지 않는 30대 독신 여성을 의미한다.

이와 비슷한 의미로 미국에서는 ‘알파 걸(Alpha Girl)’이라는 계층의 평생경쟁에서 큰 성공과 행복을 얻기 위해 좌충우돌하는 딩크족(Double income, No kids)을 말한다. 일본에선 경제력 있는 이런 30대 여성을 ’하나꼬 상‘ 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이들은 도쿄 또는 근교대학을 나와 일류기업에 근무를 하면서 명품브랜드를 다루는 잡지 ’하나꼬‘를 보면서 싱글 생활을 즐기는, 능력 있는 커리어우먼(career woman)을 통칭하는 유행어다.

한국 고용정보원이 바로 며칠 전에 우리나라 ‘골드미스(gold miss)’가 2001년2152명에서 2006년에는 2만7233명으로  5년 만에 11.7배가 늘어났다고 발표했다.

기준은 대졸이상 학력, 연봉4000만 원 이상, 30~45세 미만 미혼여성이다.

2001년 만해도 여성의 직종은 경영관련사무직, 의사. 디자인, 등 사회의 일부분에 불과 했지만, 이젠 금녀(禁女)의 직종이 없다.

실력과 경제력을 갖추고 여유 있게 독신 생활을 즐기는 젊은 여성들이 급증한 것이다.

이 같은 변화의 중심에는 여성의 사회활동 증가와 경제력 향상에 있다.

언제부터인가 남녀모두에게 균등하게 주어진 교육의 기회는 여성의 사회진출을 부추겼고, 이는 사회에서 여성의 목소리를 높이는 토대가 되어 호주제도 폐지, 종중재산(宗中財産)상속권한 확보(대법원 판례) 등 여성상위 사회로 변화되고 있다.

암탉의 울면 집안 망한다는 삼사십년 전 산업사회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변화다. 가히 혁명적이다. 
 
사법시험 수석을 연속3년을 했던 것을 비롯해서 공무원 시험, 초등학교 교사 등 대부분 시험에서 합격률이 여성이 높다.

그래서 남성 할당제를 하고 있는 직종도 많다. 근간에 미국의 뉴스위크지(News week)인터넷 판에 의하면 아내 때문에 위축을 느끼는 사내를 ‘작은 남편(Small Husband)’ 경제적으로 성공한 아내를 둔 남자를 ’트로피 남편(Trophy Husband)’라는 말이 유행되고 있다고 한다.

물론 고령화 시대에 여성의 사회진출은 바람직한 생활 문화 트렌드(trend)이다. 21세기는 여성들이 사회발전의 중심에 서야한다.

패션, 문화, 등 서비스산업의 주역은 여성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문제는 이들 여성들의 결혼관이다.

최근 서울시가 25세~40세까지 여성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혼과 출산에 대한 인식’에 의하면 서울에 거주하는 여성 10명 중 4명은 ‘꼭 결혼하지 않아도 괜찮다’라고 했다.

 더구나 보건사회 연구원의 최근 전국의 초등학교 고학년과 중 고등학생 1만1천명을 대상으로 결혼에 대해 설문조사 한 결과 여학생 10명중 9명은 ‘인생에 있어서 결혼은 필수  적인 것이 아니다’라고 대답했다.

미래로 갈수록 골드미스 족의 확산될 것임을 예측할 수 있다.

고령화 사회에 젊음이 없는 사회, 어두운 그림자다. 골드미스들의 싱글에 대한 집착은 자식양육 없이 안정이라는 자신의 인생 목표를 정하고 자신을 개발하고 즐긴다는 것일 것이다.

물론 생활비 걱정도 없고, 애들 입시에 낙방할 걱정도 없고 하니 자신의 앞날에 구름 한점 없는 훤히 열린 길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인간은 길지 않은 여생이다.

인생 40줄이 넘으면 안정이라는 것이 복병이다.

모든 게 안정되면 잡념도 많아지고, 권태롭고, 무료해서 정신 건강에 빨간 불이 찾아오는 것이 십중팔구다.

인간에겐 적당한 수준의 위기의식의 필요하다.

결혼해서 남편걱정, 자식 걱정하는 것이 행복의 비결이고, 젊음의 비결이다.

가족들의 안정, 건강을 걱정하는 불안이 있을 때 우린 행복하고, 결코 늙을 수 없는  것이다.

생은 계속 가동(稼動)하는 인생이기 때문이다.         

김   찬   집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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