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 불안 가속화…"수사 문제 있는 것 아니냐" 불만
경찰, 현장 유류품 통해 52세 남자 용의자 추적 중
새해 맞이로 한껏 부풀어 있어야 할 서귀포시 안덕면 지역 주민들이 엉뚱한 연쇄강도범 때문에 불안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경찰은 첫 강도사건 발생 후 23일째인 19일 현재까지 용의자를 검거하지 못하고 있다.
더욱이 지난 14일 용의자의 인상착의를 담은 수배 전단을 전도 일원에 배포하고 공개수사에 나섰으나 여태껏 용의자가 검거되지 않고 있다.
연쇄강도 사건이 처음 발생한 것은 지난 달 28일이다. 이날 안덕면 주택가에 침입, 부녀자를 흉기로 위협하고 금품을 강취한 범인은 이달 13일까지 이 지역에서만 4차례나 같은 형태의 강도행각을 벌였다.
지난 14일 현상금(200만원)을 건 경찰(서귀포경찰서)의 공개수사 발표 후 주민 제보가 수 십건 접수됐지만, 혐의점이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런 가운데 지난 18일 안덕면 인근 색달동에서 동일범으로 추정되는 강도사건이 또다시 발생해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이날 오후 6시 30분께 서귀포시 색달동 모 할머니(75)의 집에 침입한 강도는 할머니를 위협하고 현금 30만원을 빼앗아 달아났다.
범인은 경찰의 강화된 수사망에도 아랑곳없이 활개를 치고 있다. 이 때문에 “경찰의 수사력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니냐”는 주민들의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경찰은 18일 강도를 당한 할머니의 진술을 토대로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이 할머니는 경찰 조사에서 “파란색 모자를 쓴 60~65세 가량의 남자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고 방안으로 들어 와 둔기로 위협하며 현금을 빼앗아 갔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범인의 인상착의와 범행 수법이 안덕면 연쇄강도 용의자와 동일인으로 보고 용의자 검거에 수사력을 확대하고 있다.
경찰은 19일 오후 현장의 유류품을 통해 52세 남자(주거 부정)를 용의자로 압축하고 뒤를 쫓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의 수사력에 대한 지적은 한 두 가지가 아니다. 우선, 공개수사 시점이 너무 늦었다. 두 번째 사건이 발생한 이달 초 공개수사에 나섰더라면 용의자는 검거하지 못했을 지언정, 잇단 피해는 막을 수 있었을 것이다.
전도 일원을 대상으로 한 연쇄강도 범행이 아니라, 안덕면을 중심으로 한 제한된 지역에서 벌어지고 있는 사건인데도 경찰은 용의자를 검거하지 못하고 있다. 경찰 수사망에 구멍이 뚫린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한편 임재식 제주지방경찰청장은 19일 오후 안덕파출소에서 나가 송양화 서귀포경찰서장으로부터 수사 상황을 보고 받고, 현장에서 수사 지휘를 했다.
지금, 안덕면과 주변 일대 주민들은 불안의 단계를 넘어 공포감을 느끼고 있다. 경찰은 좀 더 과학적이고, 입체적인 수사 기법과 거미줄 포위망으로 용의자 검거에 나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