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바가지' 근절이 관광 경쟁력
[사설] '바가지' 근절이 관광 경쟁력
  • 제주타임스
  • 승인 2008.0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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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뿐이 아닌 제주관광 경쟁력 강화 실천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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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의 관광 요금이 너무 비싸다”. 제주를 찾았던 관광객들의 지적이 아니다.

제주도가 스스로 고백한 것이다.

도가 13일 ‘제주관광은 바가지 관광‘이라는 사실을 밝힌 것이다.

지난 한 달간 표본조사를 통해 국내외 관광지와 비교한 관광요금 내역을 공개했다.

먹거리인 경우 황돔 등 생선회는 서울 부산 대전 등 다른 지역에 비해 33%에서 60%가 더 비쌌다.

갈치조림은 100%, 고등어조림은 10~20%가 비쌌다는 것이다.

흑돼지 오겹살은 25~33%가, 성게국은 육지부의 재첩국 등에 비해 40% 이상 비쌌다.

관광지 요금인 경우도 다른 곳과 비교하면 턱없이 비쌌다.

시설관광지은 최대 50%, 유람선은 5.7%에서 20.7%까지, 돌고래 쇼는 중국과 일본에 비해 66%에서 130%까지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숙박시설도 마찬가지였다.

특급 호텔 객실료는 서울 등 다른 곳보다 4~7%, 중국이나 방콕보다는 30~35%가 비쌌고 고급 펜션도 2인기준 다른 지역보다 2.4배나 비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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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로만 봤을 때는 ‘제주관광은 바가지 관광’이라는 인식을 주기에 충분하다.

그러니 관광객들이 제주를 기피하거나 외면하는 것이 아닌가.

음식이나 숙박ㆍ골프장 요금인 경우 동남아지역 관광지보다 무려 2.2배나 비싸다니 할 말이 없다.

한 때 제주를 선호하던 신혼관광객 등이 동남아 등 해외로 빠져나가는 이유도 이처럼 비싼 관광요금 때문이다.

비행기 삯도 이들 지역과 비교할 때 덤핑요금 등으로 사실상 제주가 비싸다.

그렇지 않아도 가뜩이나 접근성이 취약한 제주관광인데 가격까지 비싸버리니 그만큼 제주관광 경쟁력이 약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바가지’가 결코 관광경쟁력이 될 수 없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도 등 행정당국이나 시민단체에서 아무리 ‘바가지 관광 근절’을 외쳐도 아직까지도 개선되지 않는 것은 관광접객업소에 1차적 책임이 있다.

멀리 내다보지 못하고 당장 눈앞의 이익만 챙기려는 욕심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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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취약한 제주관광 경쟁력의 원인이 관광 관련 업계에 있다고 해도 거시적 관광 정책을 다루는 제주도 당국의 책임이 면해지는 것은 아니다.

‘제주관광은 바가지 관광’이라는 비판이 제기된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이미 십수년 전부터 지역 언론은 물론 서울 등의 신문 방송에서 대대적으로 비판받아왔다.

그런데도 도 당국은 문제 제기 때마다 입으로는 ‘바가지 관광 근절’을 되뇌면서도 구체적 개선대책이나 비리 근절에 대한 강력한 행정력은 발휘하지 못해 왔다.

도는 이번에도 스스로 ‘제주의 바가지 관광‘을 고백하면서 관광산업 진흥 촉진 전략 보고회를 갖고 있지만 바가지가 근절될지는 의문이다.

이처럼 외형적 행사만으로 제주관광의 고질병을 치유하기에는 이미 제주관광의 병증(病症(병증))이 깊어버렸기 때문이다.

항공요금 조절 등 저가항공 문제, 제주~완도간 해저터널 건설 등 중장기적 대책마련은 물론 당장 관광요금 인하와 관련한 도당국의 행정적 강제력이 발동되어야 할 것이다. 욕을 먹더라도 곪고 있는 환부를 터뜨려야 병을 고칠 수 있기 때문이다.

고가의 관광 상품도 필요하지만 지금은 ‘싸고 질 좋은 관광’ 이 바로 제주관광의 경쟁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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