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 구좌읍 평대리 비자림지대(榧子林地帶)는 천연기념물 제374호로 지정돼 크고 작은 비자림이 군락을 이뤄 그들만의 세상을 연출하며 평화롭게 살아간다.
44만8천165㎡의 '곶자왈'지대에 형성된 비자림에는 지름이 6㎝ 이상되는 비자나무 2천800여그루 등 모두 1만여그루가 숲을 이루고 있다.
이 비자림 군락에서 특히 눈을 그는 것은 '비자나무 사랑나무(연리목. 사진)' 이야기이다. 두 나무가 서로 맞닿아 한 나무가 되는 현상을 연리(連理)라 한다. 비자나무 연리목連理木)은 두 나무가 가까이 자라다가 지름이 굵어지면서 맞닿게 되고 서로 움직일 수 없다가 결국 둘이 합쳐 하나가 된 것이다. 연리(連理)가 되는 과정을 좀 더 살펴보면, 이웃한 두 나무는 차츰 굵어져 서로 맞닿게 되면 해마다 새로운 나이테를 만들므로 서로를 심하게 압박한다. 우선 맞닿은 부분의 껍질이 압력을 견디지 못해 파괴되고 맨살끼리 맞부딪친다. 먼저 굵기 자람을 담당하는 ‘부름켜’가 서로 가진 물질을 주고받고, 이어서 양분을 공급하는 방사조직을 서로 섞어버린다.
마지막으로 나머지 세포들은 맞닿는 선을 따라 차근차근 서로의 세포벽을 잇는 공사를 진행해나간다. 이렇게 생물학학적 결합이 끝나 공동으로 살아갈 한 몸이 완성되면서 연리의 대장정은 막을 내린다.
이런 나무를 잘라보면 마치 쌍가마처럼 한꺼번에 두 개의 나이테 두름이 들어있다.
이처럼 연리목은 만들어지는 과정이 마치 부부가 맞나 한 몸이 되는 과정과 아주 닮았다. 이 나무는 남녀간의 변치 않은 사랑을 나타낸다.
지난 70년 동안 우리나라 이혼율이 무려 13배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 자료에 따르면 지난 1937년 인구 만명 당 이혼 건수는 단 2건에 불과했지만 70년이 지난 2006년에는 인구 만명 당 이혼 건수가 26건으로, 13배 늘난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지역의 경우 비공식 집계 결과 한달 에 협의이혼만도 100건이 넘는다. 재판상 이혼과 합하면 총 이혼 건수는 크게 늘어난다.
새해에는 ‘비자나무 사랑나무’처럼 부부 금슬이 좋아지고 부부애가 더욱 연리돼 이혼으로 야기되는 시끌시끌한 일들이 많이 사라졌으면 싶다.
이 곳에서 가장 오래된 나무는 고려 예종 11년(1117년)에 싹이 튼 수령 891년생이며, 평균 수령은 320년이고 최고 높이는 16m, 최고 지름은 180㎝이다. 장수하는 비자나무처럼 새해에는 우리 모두 비자나무의 꿈을 안고 나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