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왕으로만 알고 지냈던 역사 속 인물들이 요즘 방송의 힘을 빌려 재조명되고 있다.
이들의 질곡의 삶을 보여주는 드라마를 통해서 다시금 세상에 태어난 것이다.
대표적인 인물들은 정조와 세종.
정조와 세종은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이들은 그 당시 나라의 근간을 이뤘던 민초들의 안위를 위해 끊없이 자신과의 싸움을 해왔다는 것이다. 수많은 개혁을 단행하며 민생을 위해 자신을 헌신하고 정적들과 수없는 싸움을 해왔다는 것이다.
후대의 위대한 왕으로 남기 위한 것이 아니라 자신들이 다스렸던 민초의 마음을 헤아리는 따뜻한 가슴을 보여줬다.
또한 열린 마음으로 남들이 아니다라고 할 때 이들은 그 부정적 마음을 또 다시 부정하며 민초들의 고단한 삶을 같이 했다.
이런 연유로 후대의 사람들은 그들을 위대한 왕으로 보고, 그들의 업적을 칭송하는 것이다.
이들이 나라를 잘 다스릴 수 있었던 것은 선대 왕인 영조와 태종의 몫도 컸다.
자신들의 손자와 아들이 나라를 잘 경영할 수 있도록 튼실한 기반을 닦아줬다. 할아버지로서, 아버지로서 자신의 도리를 충실히 이행한 것이다.
설사 그렇다치더라도 이것만이 이들의 치국태평을 얘기할 수 없다. 이들에게는 뭔가 다른 것이 존재한다.
필자는 이를 혁신적이고도 깨어있는 생각으로 돌리고 싶다. 정조는 민초들의 고초를 덜어주고자 농업혁명을 시도했고, 부패한 경제를 튼실하게 하기 위해 금난전권을 단행하는 과감함을 선보였다. 이로인해 그가 즉위했던 20년동안 백성들은 이전의 삶과 다른 삶을 영위할 수 있었다.
이런 정조의 개혁적 성향은 그 당시 중신들의 많은 반감을 불러 일으켰지만 결국에는 백성들에게는 더 없이 반가운 일이었을 것이다.
세종은 정조보다 몇대 앞선 인물로 한글을 만든 위대한 조선의 대왕으로 회자되는 인물이다.
세종 또한 개혁적 성향의 인물이었다. 천민을 등용시켜 조선시대 과학의 초석을 다졌고, 사대부의 자랑거리인 한문이 있는데도 민초들의 문맹탈출을 돕기 위해 한글을 만들어 자유로운 의사소통의 전기를 마련했다.
이 모두가 그 당시에는 그 누구도 생각하지도 못한 일들이었다. 세종은 정책 하나를 실행할 때 끊임없는 대화와 타협으로 반대의 목소리를 설득했고, 몸소 그 정책의 실효성를 알아보는 세심함을 보여줬다.
옛것을 버리고 과감하게 새 것을 받아드리는 아량이 정조와 세종에게는 있었다.
지금 제주체육은 어떤가. 과연 수장들이란 사람들이 옛것을 버리고 새 것을 받아드릴 자세가 되어 있는가.
이제껏 시행되어온 과거의 산물을 과감하게 깨뜨리고 새로운 것을 시도할 만한 배포가 가슴속에 존재할까.
의문이다.
제주체육의 발전을 위한 진정한 길이 무엇인지 안다면 그 답을 제시할 수 있을 텐데 아직까지 구체적인 해답을 내놓지 못하는 걸 보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제주체육과 관련된 기관들의 행태는 사문화된 규정의 틀 속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게 현실이다.
이를 역으로 생각해 보려는 시도도 전무하고, 그저 과거의 방식을 그대로 채용해 적용하고 있다.
스포츠를 산업으로 키워 보려는 생각은 갖고 있으면서도 이를 위한 구체적 대안 제시는 없다. 수많은 전지훈련팀을 유치하면서도 이들이 필요로 하는 게 무엇인지 정확하게 모르고 있다.
엘리트 체육을 육성하려는 구체적 계획은 있는 듯 한데 그 실천 방안에는 너무나 소극적인 자세로 대처한다.
정작 제주체육의 경쟁력 향상을 위한 일은 뒷전이고 스포츠 인프라 구축에만 열을 올리는 모양새가 그리 보기 좋지 않다.
열린 마음으로 귀를 기울려라. 마음을 아프게 하는 말에 귀를 기울려라. 세종과 정조가 그랬듯이 역지사지의 마음을 갖고 행정에 임하라. 그러면 제주체육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쓸데없는 예산 낭비를 줄어 제주체육의 경쟁력 강화하는데 투자해 보라. 그 결과는 자명하다. 그간의 만년 꼴찌의 설움을 한번에 날려 버릴 수 있을 것이다.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시설 관리기능을 통합해 봐라. 제주체육의 중심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전지훈련팀의 모자란 구석을 살펴봐라. 그러면 더 많은 팀들을 제주로 유치할 수 있을 것이다.
제주가 단순히 기후적 여건 때문에 오는 곳이 아닌 제주로 와야 제대로운 동계훈련의 성과를 낼 수 있다는 생각을 심어줄 필요가 있다.
제주체육의 수장들의 마인드를 변화시켜야 한다. 안된다보다는 긍정적 마음ㆍ될 수 있다는 마음으로 일을 추진해야 한다. 걸림돌이 있다면 캐내야 한다.
캐낼 수 없다면 돌아가는 길이 있지 않은가. 왜 시도는 안해 보는가. 시도도 하지 않고 안된다는 것, 안되니 어쩔 수 없다는 것. 이런 체념적이고 부정적 마음은 버리고 열린 마음으로 다른 각도에서 사물을 볼 수 있는 안목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고 안 석
체육/편집 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