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소중한 보화이며 도민의 생명수인 지하수가 무분별하게 낭비되고 있다. 말 그대로 ‘물 쓰듯 펑펑’ 쏟아버리고 있는 꼴이다.
그런데도 이를 걱정하는 소리는 별로 들리지 않는다. 자원이 무진장하니 얼마든지 뽑아 써도 된다는 생각들인 것 같다.
물론 행정의 수자원 관리 조례는 있다. 수자원 개발과 보존에 관한 사항도 있다.
그러나 이런 것들은 허명의 문서에 불과하다. 실질적으로 무분별한 지하수 낭비에 효율적으로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골프장 등 대형지하수 사용업체에 대한 효과적인 관리체계가 잡히지 않고 있다.
그러니 제주지하수가 고갈되든 말든 맘대로 뽑아 쓰기에만 급급 할 수 밖에 없다.
도내 5개 환경단체로 구성된 골프장 환경 감시 특별위원회가 지난여름 도내 골프장 지하수 사용 실태를 조사한 결과만 봐도 그렇다.
오는 10월 개장을 앞둔 한 골프장에서는 지난 5월과 6월에만 16만1900여톤의 지하수를 썼다.
이는 제주시민이 한 달간 사용하는 10만1700톤을 훨씬 웃도는 사용량이다.
골프장 한곳에서 한달 뽑아 쓰는 지하수가 30만 제주시민이 한 달간 사용하는 물에 육박했다는 것은 아무래도 정상일 수가 없다.
대부분 골프장에서 올 여름 사용했던 지하수는 지난해의 그것에 비해 두 배에서 다섯 배 이상이었다는 것이다.
가뭄으로 타는 농작물에 농업용수를 공급하기에도 버거울 때 골프장에서는 엄청난 양을 뽑아 쓴 것이다.
제주의 지하수는 고갈 될 수 있는 자원이다. 제주지하수 개발과 보전은 물론 무분별 사용에 대한 정책적 제도적 장치가 확실하게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