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평시평] 정직이 세워지는 나라를 위하여
[세평시평] 정직이 세워지는 나라를 위하여
  • 제주타임스
  • 승인 2008.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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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기 내내 4대개혁법안과 돌출발언으로 바람 잘날 없었던 노무현 정부가 무대 뒤로 물러 설 날이 다가오고 있다. 정권 말에 벌어진 깜도 안 되는 의혹이라던 청와대 정책기획실장의 러브스토리에 엮어진 가짜학력 파동은 나라 안을 온통 가짜소동으로 시끌벅적하게 만들었었다. 이로 인해 매스컴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던 유명 인사들이 줄줄이 양심고백을 하며 퇴장하는 모습을 국민들은 씁쓸하게 지켜봐야 했다.

 유행가의 노랫말처럼 ‘여기도 짜가 저기도 짜가 짜가가 판친다.’는 것이 사실로서 백일하에 드러났다.
 심사위원을 뇌물로 매수한 대다수 국전입상자들이 발각되었고, 마치 주식시장에서 작전세력이 주식을 마구 사들이는 것처럼 베스트셀러를 만들기 위해서 자신이 써낸 책을 사들인다는 이야기도 들렸다.

 재계는 분식회계, 의료계는 진료과잉에 허위청구, 공무원은 뇌물수수, 대학은 입시부정, 전문직 종사자는 수입액 축소신고, 상인들은 과세누락, 식품업계는 가짜식품, 건설업계는 부실시공과 허위분양 등 어느 한곳 성한데 없는 거짓투성이 세상이 돼버렸다.

 가짜가 판치기는 우리보다 중국이 한 수 위다. 중국에서 시판되는 상품이 90%가 짝퉁제품으로 알려졌고, 세계 유명브랜드를 가진 회사들이 중국산 짝퉁으로 인해 문을 닫는 사례가 늘고 있다. 정직한 상술로 부를 축적해 온 일본에서도 중국산 짝퉁제품 때문에 골칫거리가 되고 있다.

 현대는 탐색경제(Search Economy)시대이다. 한번 가짜로 판명되면 소비자로부터 영원히 외면당하게 되어있다. 그러기에 정직한 사회를 만드는 것은 선진국으로 진입하기 위한 필요조건이다. 국제사회로부터 그 나라 국민이 정직하다고 인정받게 되면, 자연스레 그 나라 사람들이 만들어 낸 품질도 믿을 수 있게 된다. 대한민국 국민모두가 직책과 권한에 정직해 진다면, 대한민국의 경영성과를 나타내는 경제성장률은 자연스럽게 향상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새 정부 탄생을 목전에 둔 시점에서 바라는 것은 가짜가 판치는 세상을 정직한 사회로 바꿔달라고 요구하고 싶다. 정직하고 성실한 사람이 대우 받으면서 일한만큼 충분한 보상이 이루어져, 문화를 享有하며 즐길 수 있는 복지국가를 만들어 달라는 것이다. 즉 사회의 보편적이고 당위적인 가치가 존중되는 민주사회를 열어달라는 것이다. 위정자들이 무책임한 말장난과 부정한 권력에 휘말린 민초들이 겪는 고통의 세상을 청산하여 달라는 것이다. 정부권력의 남용이나 대기업의 횡포 등의 사라진 건강한 사회를 만들어 달라는 것이다.

 새 정부에서는 정당한 실력과 자격요건을 갖춘 사람이 배척되는 사회를 만들어서는 아니 된다. 자신의 가진 능력만큼 정당하게 대우받을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공공기관의 인사채용 뿐만 아니라 기업의 인사채용에 있어서도 어떠한 이해관계를 떠나 명확한 채용기준 아래 대한민국 국민이면 누구든지 균등한 기회와 조건을 부여받는 평등사회를 만들어 달라는 것이다.

 인사가 만사라고 했듯이 정부정책을 꾸려나갈 유능한 인재를 발탁해서 적재적소에 심어놓는 일은 매우 중요한 일이라 하겠다.

 막상 선수차출을 하려고 대상자를 물색하였더니 보유재산이 과다하거나 음주운전편력이나 이성문제 등이 걸림돌이 되어 1차 약식검증에서 30%가 떨어져 나갔다는 이야기가 들렸다. 정밀검증을 거친다면 몇%나 남게 될지 의문스럽다. 그렇다고 함량미달인 선수를 사사로운 이해관계나 정실로 인해 편법 등용시켜서는 아니 된다. 물이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듯이 상부에서 낙하산 인사나 채용청탁으로 편법을 일삼아 온 관행이, 오늘이 우리사회 밑바닥까지 비리의 온상으로 오염시켜 놓았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일이다.

 정직한 사람만이 정직한 세상을 만들 수 있다. 시대의 흐름을 역류시킨 제2의 김대업이 발붙이지 못하도록 사회풍토를 쇄신시켜야 한다. 정직한 사회를 만드는 것은 선진국으로의 도약의 발판이라 하겠다. 경제대통령이 되려면 商術이 곧 詐術로 통하는 우리사회의 잘못 된 관행을 확 바꿔놓지 않으면 아니 된다. 정직의 바탕위에 품질의 우수성으로 승부를 거는 기업문화를 만들어 내야 세계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당연한 경제논리를 두말해서 무엇하리요.

강   선   종
총괄본부장/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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