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수입 수산물 '국산 둔갑' 언제까지
[사설] 수입 수산물 '국산 둔갑' 언제까지
  • 제주타임스
  • 승인 2008.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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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산 농수산물이 우리 식탁에 오르기 시작한 지 꽤 오래 됐다.

농산물의 경우 수입 초창기와 달리 지금은 대부분 원산지 표시가 잘 되고 있어 소비자들의 불만이 많이 사라졌다.

하지만 수산물은 사정이 다르다.

아직도 상당 부분 생산지 표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국내산과의 식별이 어렵다는 맹점을 이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귀포시는 지난해 재래시장과 소ㆍ도매점 등을 대상으로 수산물 원산지 표시 이행 여부에 대한 단속을 벌여 모두 48건을 적발해 과태료 297만원을 부과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것은 단속된 것에 불과할 뿐이다.

더욱이 인구가 더 많고, 시장 규모가 더 큰 제주시권일 수록 위반 행위는 더 많았을 것이다. 특히 말린 옥돔은 중국산의 시장 점유율이 높다.

하지만 옥돔은 국내산과의 식별이 비교적 쉬어 그나마 소비자들이 속고 사는 경우가 덜하다. 문제는 다른 수산물이다.

특히 활어는 원산지 표시를 하지 않으면 전문가가 아닌 소비자들로서는 생산지 구분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도민들도 꼼짝없이 속고 사고, 먹을 수 밖에 없는 형편인데, 하물며 관광객들이야 오죽하겠는가. 일본산 활어와 전복이 국내산으로 둔갑하는 경우도 많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제주산(국내산)으로 알고 사서 먹고, 구입해 간 관광객들이 나중에 이 사실을 알았을 때 제주관광에 대한 실망과 배신감이란, 굳이 언급할 필요조차 없다.

이 밖에 적은 경우이겠지만, 돼지고기와 채소류 등 일부 축산물과 임산물의 경우도 원산지를 밝히지 않고 판매되는 일이 없잖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외국산 표시를 하지 않았다고 해서 위반 행위가 아닌 게 아니다.

외국산을 외국산이라고 하지 않고 국내산인 것처럼 파는 것도 악덕 상혼이다. 흰 것은 흰 것이라 하고, 검은 것은 검은 것이라고 하는 떳떳한 상혼이 절실하다.

이제는 더 이상 외국산을 국내산으로 둔갑시켜 비싼 가격에, 양심까지 팔며 소비자를 기만하는 행위를 하지 말아야 한다. 이제 곧 설날이다.

제주도와 각 시는 농ㆍ수ㆍ축ㆍ임산물의 수요가 많은 설날을 앞두고 원산지 미표시 행위를 말 그대로 철저히 단속해 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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