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반염이란 질염이나 경부염이 치료되지 않고 방치되거나 이외에 여러 원인으로 인해 자궁을 통하여 침입한 세균이 나팔관이나 골반 내에까지 염증을 일으켜 진행된 상태를 말하는 데 간혹 염증이 심하여 농양(고름 주머니)이 형성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대부분 질염이나 경부염, 성병의 후유증으로 생기지만 분만이나 자궁강내에 기구삽입에 의한 병원성 세균의 전파, 성접촉에 의한 전파 등으로 인하여 발생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한번 골반염을 앓았던 사람이나 성 상대자가 많은 사람, 루프를 끼고 있는 사람 등에서 다소 많이 발생합니다.
골반염의 후유증으로 약 25%에서 나팔관이 막혀서 임신이 안 되는 불임을 초래 할 수 있고 만성 골반통이나 성교통이 발생하며 15% 정도의 사람은 수술이 필요하기까지 합니다. 자궁외 임신의 후유증은 수 배 이상 높아져서 골반염을 앓은 사람의 8%가 경험한다고 합니다.
골반염은 급성과 만성형으로 나누게 되는데, 급성 골반염의 원인 균으로는 자궁 경관염을 잘 일으키는 임균과 클라미디아균, 혐기성 세균이나 마이코플라즈마 등의 질내 세균 등이 있지만 간혹 결핵처럼 혈관을 통하여 염증이 생기기도 합니다.
처음에 점액질의 끈적한 분비물에서 비정상적인 질출혈이나 복통의 증상으로 진행하는데, 난관에 염증이 있는 경우 양측 하복부통, 골반통 등이 동반되는 경우가 흔하며 복막염까지 야기된 경우에는 오심, 구토, 복부 압통 등이 동반됩니다.
그러나 이 같은 증상은 자궁외 임신, 자궁 내막증, 기타 나팔관의 질환 등의 증상과 비슷하게 나타나기 때문에 꼭 감별을 위한 진료를 받아 보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골반염은 아랫배나 자궁 경부의 자극에 통증이나 열이 난다던 지하는 임상적 증상과 병력, 자궁 경부의 냉을 채취해서 검사하는 염증 검사로 이루어지는 데 드물게 정확한 진단과 균의 종류를 알아보기 위한 배양 검사를 위하여 골반강 천자 (골반 내로 가느다란 바늘을 찔러서 분비물을 채취하는 검사)나 복강경 검사를 시행하기도 합니다.
조기 진단과 치료의 시작이 나팔관 주위 상처를 최소화하는데 필수적입니다.
치료는 적절한 수액 공급과 항생제 투여, 진통제 등으로 1주~2주 가량 치료를 시행합니다.
그러나 골반 내 고름 주머니가 형성된 경우, 항생제 등의 치료 등에도 변화가 없는 종괴(덩어리)가 있는 경우, 골반 내에 고름 주머니가 터져 복막염까지 진행된 경우 등은 수술적인 치료가 필요하게 되며 심할 경우 자궁을 들어내어야 하며, 골반염이 제대로 치료되지 않으면 난소 난관 농양, 불임, 자궁외 임신, 만성 골반통, 재감염 등 여러 가지 후유증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특히, 불임은 한번 골반염을 앓으면 11%, 두 번 앓으면 23%의 확률로 불임이 되며 심하게 앓을수록 후유증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으며, 자궁외 임신은 난관염을 한번 앓은 경우 5%, 여러 번 앓은 경우 20% 확률로 발생할 수 있습니다.
김 용 옥
산부인과 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