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관광 체감온도 영하권
제주관광 체감온도 영하권
  • 김용덕 기자
  • 승인 2007.12.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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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객 숫자놀음…겉만 번지르르
경쟁력 갈수록 하락…대책 시급
국내 제1의 관광지이자 신혼여행의 메카였던 제주가 긴 어둠의 터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배타고 비행기타고 바다를 건너야 했던 90년대 초반까지의 제주관광의 해외(?)관광매력은 이제 허울 좋은 껍데기에 불과할 뿐이다. 속빈강정으로 겉만 번지르르하다.

신혼관광의 탈제주현상은 90년초부터 시작됐다. 더 이상 제주에서 볼거리 즐길거리 등 신혼부부를 옭아맬 수 있는 매리트가 없기 때문이었다.
제주가 갖고 있는 자연풍광과 제주의 독특한 환경은 1회 방문에 따른 볼거리에 그쳤다. 재방문의 기회를 줄 수 없었다.
여기에 갈수록 더해가는 항공권 구입난과 제주에 비해 관광요금이 더 싼 동남아관광이 떠오르면서 제주관광은 추락에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재방문의 기회가 해외로 눈이 돌려진 것이다.
“이왕이면 진짜 해외로 나가는 게 낫지 뭐하러 제주에 갑니까. 오히려 바가지만 쓰는데…”
도내 관광업계뿐 아니라 제주를 찾았던 관광객들의 하는 말이다. 이구동성이다.
이런 상황에서 제주도와 관광협회는 제주를 찾은 관광객 수에 호들갑이다.
200만명, 300만명, 400만명에 이어 올해 내국인관광객 500만명에 외국인 50만명을 합쳐 550만명 유치목표를 수립, 여기에 모든 것을 올인하고 있다. 외국인관광객은 50만명을 돌파했다. 잘했다고 홍보는 물론 유치목표를 상승, 여기에 계획을 짜 맞추고 있다.
이른바 돈되는 신혼여행은 없고 수학여행단과 단체관광객이 대부분이다. 이들이 제주에 와서 뿌리고 가는 돈은 신혼여행객의 10분의 1 수준이다.
이들 학단여행객은 자라서 제주에 오질 않는다. 해외로 신혼여행간다. 결국 제주는 싸구려 관광지로 전락, 질적 수준이 저하를 가져오고 있는 것이다.
국제자유도시, 홍콩과 싱가폴 같은 관광도시 지향은 먹지 못하는 떡이라는 지적도 있다. 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의 신화역사공원, 첨단과학도시 개발 등 가시적 효과를 나타내는 부분도 있다. 과연 이게 시너지효과를 나타낼 것인지는 두고 볼 일이다.
지난 15일 제주~ 필리핀 부정기운항 기념식이 있었다. 도내 관광업계 종사자와 도민 등 80여명이 필리핀 항공 전세기를 타고 현지 관광에 나섰다. 제주로서는 처음이었다.
“지난해 필리핀을 찾은 한국인관광객만 50만명이었다. 보통 4박5일 기준 100만원이 소요된다. 그 수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 왜냐하면 여기에 오면 그 돈으로 최고급 호텔에 최고 대접 등 황제처럼 지내고 갈 수 있기 때문이다”
현지 가이드의 말이다. 얼마안가 100만명을 넘어설 것이라는 얘기까지 했다.
필리핀과 비교하면 제주관광은 50년 역사상 올해야 외국인관광객 50만명을 돌파했다. 그것도 미국인 일본인 동남아 중국인계 관광객을 다 포함해서다.
제주를 찾은 필리핀 관광객은 고작 1000명 남짓이다.
이 차이점은 분명 있다. 다름아닌 가격과 매리트다. 해외로 눈을 돌리는 내국인관광객의 눈에 제주관광은 너무 비싸고 가도 볼 게 없다는 인식이 자리잡혔기 때문이다.

하늘의 별따기 항공권, 야간관광 제로, 한정된 먹거리, 투박한 인심 등 유혹의 촉매제가 없다.
“몇년전 제주도가 야간관광활성화를 위해 상품을 모집한 적 있다. 그 때 최우수로 뽑혔지만 제주도가 반려했다. 왜냐하면 야시장 설립에 따른 기존 재래시장의 반발이 우려된다는 이유 였다. 그렇다면 왜 공모를 했는가. 구더기 무서워 장을 담그지 못하는 사례가 바로 제주도다. 이런데 제주관광이 발전하겠는가.
한심하다. 지금 제주관광은 그야말로 영하권이다. 누가 영상으로 올리겠는가”
여행사 관계자의 말처럼 지금 제주관광은 날고 싶어도 날지 못하는 환경과 잘못된 인식 때문에 축 쳐져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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