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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제17대 대통령선거에서 이명박 후보가 당선되었다. 12-19 대통령선거전은 과거 어느 선거전에서도 찾아볼 수없는 괴이(怪異)한 선거전이었다. 일부분을 제외하면 정책대결은 거의 자취를 감추다시피 했고, 오로지 상대 후보 공격 일변도의 헐뜯기 작전만이 난무했다. 특히 각 후보 진영은 인신공격도 없지 않았다.
선거운동 기간 내내 BBK문제가 대선무대를 뒤덮어버렸으며 선거전 막판 이명박 후보의 동영상 공개로 큰 파장을 불러 오기도 했다. “거짓말 후보”, “부도덕 후보”논쟁이 선거운동 기간 끊일 날이 없었던 것도, 그리고 대통령의 자질 중 도덕성 문제가 경제정책이나 추진력 보다 훨씬 후순위로 밀려난 것도 이번 대선의 큰 특징 중 하나였다.
이런 와중에서 당선이 유력시 된 후보에 대한 검찰 서면조사, 특검법 국회 통과라는 대통령 선거 사상 초유의 사태까지 발생했고, 이를 둘러싼 국회의사당의 난장판도 눈뜨고 볼수 없었던 장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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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거나 그러한 혼돈 속에서도 국민들은 이명박 후보를 압도적으로 지지, 제17대 대한민국 대통령으로 선택함으로써 그는 앞으로 5년간 이 나라를 이끌어가게 되었다.
이제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는 그 어느 때보다도 무거운 짐을 지게 되었고, 따라서 두 어깨가 무거워지게 되었다.
대통령 당선자가 짊어진 무거운 짐은 남북문제나 외교-국방-교육문제뿐만 아니라, 본인스스로가 자임(自任)한 ‘경제대통령’으로서의 책무도 어느 분야 못지않게 무거운 짐이 아닐 수 없다.
이들 중요 정책들 외에도 그가 자청해서 짊어진 무거운 짐이 더 있다. 그것은 지난 선거기간 동안 전국을 돌아다니며 약속한 지방공약들이다. 이들 공약들을 공약(空約)이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예산과 추진 능력이 필요하다. 하물며 이명박 당선자의 지방공약은 과거 어느 대통령 후보들의 지방공약보다도 많기 때문에 더욱 그러하다. 전국 각 지방과의 이러한 약속들을 성실히 이행하려면 아마도 상당한 노력과 성실성이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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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에 대한 공약도 예외가 아니다. 면세지역 확대, 제2공항 건설, 외교-국방 이외의 정부 권한 이양을 통한 특별자치도 육성, 제주도의 국민소득 4만 불 시대 달성, 감귤 유통센터 30곳 건설, 감귤 경쟁력 강화사업비 보조율 50%에서 70% 인상, 해상 물류비 지원, 친환경 축산업 기반 조성 등등이 모두 이명박 당선자가 후보시절 선거운동을 하면서 도민들에게 약속한 선거공약들이다.
우리는 ‘경제대통령’, ‘추진력 강한 대통령’을 자임해 온 이명박 당선자가 제주도를 소외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나서 준다면 이들 약속들을 충분히 지킬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믿는다. 또한 우리는 이 모든 공약사항들이 제주도에 절실히 필요한 사업들이기 때문에 당선자가 틀림없이 약속을 지켜줄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 제주도가 특별자치도임과 동시에 국제자유도시며, 국제관광지이기 때문에 최소한 당선자의 공약들은 꼭 이루어져야 한다고 본다.
그리고 욕심을 부린다면, 공약은 아니더라도 제주-완도 간 해저터널도 추진해주기 바란다. 경-부-호남 대운하가 지상 운하라면 제주-완도 터널은 해저운하(海底運河)이기 때문이다. 즉 한반도 대운하는 제주-완도 간 해저터널을 건설함으로써 완성될 수 있다는 뜻이다.
다시 말하거니와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는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제주도민들에게 굳게 약속한 공약들을 성실히 이행해 주었으면 한다. 만에 하나 그렇지 못할 때는 그때야말로 선거기간 내내 상대 후보들에게 시달려 온 ‘거짓말 후보’라는 의혹이 바로 제주에서 입증되는 셈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