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출산율 하락속도는 2000년대 들어 빨라지고 있었는데 외환위기 이후의 경제 환경 악화와 개인의 가치관이 변화하였기 때문인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한 사회가 현재의 인구 수준을 유지하기 위하여 필요한 출산율은 통상적으로 2.1명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이를 인구대체율이라고 한다.
우리나라는 이미 1983년에 출산율이 2.08로 떨어져서 인구대체율을 밑돌게 되었다.
2004년에는 1.16명에서 2005년에는 1.08명으로 세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출산율의 저하는 노동력 공급에 차질을 빚으며 내수부진의 한 요인이 되며 국가의 잠재성장률을 감소시키게 된다.
또한 고령자의 비율이 높아지면서 이를 사회적으로 부양하기 위한 부담을 가중시키게 된다.
정부와 사회 각계각층의 노력으로 출산율을 제고하려는 노력이 조금씩 결실을 맺고 있는 듯이 보인다.
2006년에는 출산율이 1.13이었고 2007년에는 1.25에 다다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통상적인 인구대체율 2.1명에 도달하려면 갈 길이 멀게만 느껴진다.
자녀를 많이 낳아 기르는 것이 악덕이었던 시절이 있었다.
10여년 전만해도 ‘둘만 낳아 잘 기르자’라는 생각이 우리 사회 주류의 사고방식이었다.
이는 1970년대 시작 되었던 산아제한정책의 결과였다.
이 정책은 1996년까지 유지되었는데 신인구정책을 수립하면서 인구억제정책을 폐지하게 되었다.
자식이 가장 많았던 인물로 쉽게 떠올리게 되는 주인공은 흥부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흥부전’의 한 부분을 살펴보면 이런 구절이 나온다.
“돈 한 푼 못 모으고 원치 않는 자식들은 아들이 스물다섯…” 뒤이어 놀부가 이를 비판하는 구절이 이어진다.
물론 흥부의 자식 수는 이야기 속의 주인공이나 가능한 자녀수이지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일이다.
하지만 놀부가 비판하는 대로 아이들을 많이 낳아 키우는 것은 부모에게 힘든 일이고 때로 자녀들에게도 고통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최근에 자식을 많이 낳는 것은 미덕으로 전환되었다.
세계 각국들은 선진국이 되어가면서 대체로 저출산의 문제에 직면하게 되었다.
선진 각국들은 저출산의 문제를 분석하고 나름대로 해결책을 찾아왔다.
일부국가들은 문제를 개선하는데 어느 정도 성공하였고 다른 국가들은 뾰족한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
저출산의 문제는 경제사회문화 등 여러 가지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얽혀서 나타나는 현상이기 때문이다.
선진국들이 저출산과 고령화의 문제를 본격적으로 직면하게된 것은 1970년대 들어서였다.
선진국(OECD) 20개 국가인 오스트리아, 벨기에, 캐나다, 체코, 독일, 덴마크, 핀란드, 프랑스, 그리스, 아일랜드, 이탈리아, 일본, 한국, 네덜란드, 노르웨이, 포르투갈, 스페인, 스웨덴, 영국, 미국 등은 출산율 제고에 어떤 요인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실증분석을 하였다.
그 결과로 출산율 제고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것은 양성평등 환경 조성 정책으로 나타났다.
전통적으로 집안일과 아기를 키우는 일이 주로 여성이 맡아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하는 일본, 이탈리아, 스페인은 아직도 출산율이 낮다.
우리나라는 여성의 지위가 계속 신장되는 추세이며 일본보다는 더 나은 상황으로 평가하고 있다.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육아나 가사에 대한 한국남성의 인식전환과 적령기의 결혼율을 높이려는 노력도 필요하다.
우리나라는 불과 30여 년 전 산아제한정책을 실시했는데 인구에 대한 정부개입정책이 성공했던 거의 유일한 국가이다.
이제는 정반대의 정책이 필요하다 산아제한을 성공시켰던 저력으로 출산율을 높이는 정책도 성공하기를 기대한다.
다가오는 새해에는 좀 더 많은 건강한 아기들이 축복을 받으며 이 땅에 태어나기를 빌어본다.
강 병 철
소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