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평시평] 세밑, 88만원 세대에게 희망을
[세평시평] 세밑, 88만원 세대에게 희망을
  • 제주타임스
  • 승인 2007.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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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만원 세대’란 비정규직 평균임금 88만원에서 비롯된 말로, 소득차별을 겪는 20대 비정규직이라는 이름대신 88만원세대라는 신조어가 등장하고 있는 요즘이다. 88만원인생, ‘불 꺼진 청춘(靑春)’이라고 부른다.

지금이 우리 사회는 젊은이들이 ‘입시전쟁’보다 더 맹렬한 자세로 취업 준비에 매달리고도 대졸자의 절반밖에 제대로 된 일자리를 구할 수 없는 사회다. 사회가 젊은이들의 펴보지도 못한 의욕의 허리, 펼쳐보지도 못한 꿈의 허리를 꺾어 버리고 있다. 며칠 전 신문기사다. 생활고를 비관한 30대 가장(家長)이 아홉 살짜리 딸을 목 졸라 숨지게 하고, 자신도 목숨을 끊으려다 아내의 신고로 경찰에 구속된 끔찍한 일이 있었다. 지금사회의 한 단면이다.

이런 처참한 민생(民生)의 절규 옆에서 자신(이익집단)들만이 귀족계층을 유지하겠다는 경제적 지대(economic rent)싸움에 사양이 없다. 로스쿨(law school)정원이 그렇고, 의대정원이 그렇고, 공무원정년보장이 그렇고. 신의 내린 직장이라는 공기업의 연봉이 그렇다. 이런 진흙탕 싸움에는 정치권이 중심에 서야한다. 모든 판단은 국민의 절반이 넘는 중산층의 입장에서 정책결정이 되어야한다. 중산층은 한 국가의 버팀목이며, 사회갈등의 완충지대이기 때문이다.

국회 TV채널(channel) 국정감사 생 중개에서 공공기관과 공기업의 직원들이 유럽연수를 다녀와서는 인터넷에서 900원에 살 수 있는 대학생 리포트를 베껴 연수보고서를 내었으며, 여행 중에 법인카드로 카드깡을 해 돈을 나누어 가졌다고 했다. 공조직이 모럴해저드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1986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제임스 뷰캐넌은 공공관료들의 공익(公益)을 내세우지만 그들도 일반 개인과 마찬가지로 자신들의 사익(私益)을 극대화하기 위해 노력 할 뿐이라고 했다. 공공부문은 태생적으로 비효율. 비생산적으로 세금을 낭비한다는 말이다. 공기업은 민간기업과 달라서 소비자의 선택을 받기 위한 경쟁을 할 필요가 없다. 시장에서 퇴출될 염려가 없으니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도 급하지 않다. 적자가 나면 국민의 세금인 정부예산으로 메우면 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공기업 설립근간이 되는 중산층들의 느끼는 실업(失業)에 대한 느낌은 어떤가? 우리사회의 일터는 정규직 밑에 비정규직, 그 비정규직 밑에 일용직들이 있는데, 제주시에도 인력시장에 모인 젊은이들을 새벽에 쉽게 접할 수 있다. 이들은 건설 일용직, 밀감과수원 감귤 컨테이너(container)운반 등에 한달에 20일이라도 일거리를 얻으면 기적이라고 한다.

통계청 발표 자료에 따르면 2007년 6월 기준 일용직노동자가 229만 명이다. 이 임시 일용직을 포함한 비정규진 인원은 2007년3월 기준 전체 임금노동자의 55.7%인 876만 명이다. 결국은 경제활동인구5명중 1명 정도가 빈곤자인 셈이다.

이제 암울한 나날을 보내고 있는 88만원 세대들과 실직한 가장들에게 정치권에서는 상생의 불꽃을 피워야 한다. 이것은 자신들이 잘살기 위한 것이다. 88만원세대. 저소득 비정규근로자를 위한 것이 아니다.

인구의 55.7%가 넘는 이들 없이는 변호사 사업도, 병원도, 약국도, 공기업도 잘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법률로 비정규직을 원천적으로 보호할 수 없다. 일자리500만개창출, 250만개 창출하는 말은 시골노인도 안 믿는다. 경재성장 없는 일자리 창출은 없기 때문이다.

저 임금 근로자들이 사회중산층으로 진입을 막아서는 우리사회의 미래가 없다. 이제 정부, 이익계층, 세대, 노사 등 모두가 갈등을 바탕으로 하는 가치 대결을 상식과 순리로 중산층의 기운을 살리는 용광로 속에 녹여 대한민국의 영광을 재현 할 수는 없는 것일까? 다가오는 새해(戊子)에는, 2002년 월드컵 ‘아... 대~한민국의 감동과 같은 한국의 르네상스와 경제성장의 바람이 불어 ’88만원 세대‘들에게 의욕에 찬 청춘의 대행진을 염원해 본다.

김   찬   집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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