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인구가 5천만 명을 넘어섰다. 행정자치부가 밝힌 바에 의하면 우리나라 인구는 지난 10월 말 현재 5천8만7천3백7명으로, 드디어 5천만 시대로 진입했다는 것이다. 이는 세계 194개국 중, 24위에 해당하는 수(數)이다. 여기에 북한 인구 2천3백만 명을 포함하면 7천3백만이나 되어, 세계 18위의 인구 강국이 된다. 현재 세계 총 인구는 66억 7천만 명으로 추정되고 있다.
지역별로는 경기 · 서울 · 부산 · 경남 · 경북 · 인천 · 대구의 순으로 많고, 제주도는 가장 적은 55만9천7백86명으로 전체 인구의 1.14%를 기록하고 있다. 성별로는 남자 50.11% 여자 49.89%로, 남성이 약간 많음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제주도는 남자 27만9천5백14명, 여자 28만2백72명으로 여성이 7백58명 더 많은 것으로 되어있다.
서울은 1천만을 상회, 1천19만2백49명으로 집계되고 있다. 서울 · 인천 · 경기를 아우르는 수도권은 2천3백9십만3천7백85명으로, 전국 인구의 거의 반수(半數)가량이 이곳에 집중되고 있음을 나타내고 있다. 외국인 거주자도 우리 국적을 취득한 5만4천51명을 합쳐 72만3천여 명에 이르고 있다.
이제 성씨별 인구를 알아보는 것도 의의가 있을 듯싶다. 이 글에서는 한자(漢字)성씨나 본관은 구별하지 않기로 한다. 이를테면 한글 종씨(宗氏)로, 성씨별 상위 10개 성(姓)을 보면 김 · 이 · 박 · 정 · 최 · 조 · 강 · 장 · 윤 · 유씨 순이다. 광복 이래 전국적으로 김 · 이 · 박 3성의 등위에는 변함이 없다. 헌데 그 다음부터는 조금씩 틀리다. 20여년 전인 1985년도 경제기획원 인구조사에서는 상위 10개 성이 김 · 이 · 박 · 최 · 정 · 강 · 조 · 윤 · 장 · 임씨로 돼 있었다. 하지만 이번 조사에서는 당시 4위와 5위였던 최 · 정이 정 · 최로, 6위와 7위였던 강 · 조가 조 · 강으로, 8위와 9위였던 윤 · 장이 장 · 윤으로 각각 순서가 바뀌었다. 지난번 10위에 올랐던 임씨는 유씨에게 자리를 양보하였다.
우리나라 5대 성인 김 · 이 · 박 · 정 · 최의 경우, 전체 인구의 절반이 넘는 2천6백68만6천7백3명으로 54.25%나 된다. 1위인 김씨는 서울 인구보다도 많은 1천57만5천3백82명으로 21.5%를 차지, 최대 성씨임을 말해주고 있다. 그렇지만 이상하게도 금번 대선에 출마한 12인의 후보 중에는 김씨가 없다. 이씨가 4명으로 가장 많고, 다음으로 정씨가 2명이다. 나머지는 권 · 금 · 문 · 심 · 전 · 허씨로 각각 한명씩이다. 9인의 역대 대통령은 김씨 2명, 노씨 2명, 이 · 윤 · 박 · 최 · 전씨가 각 1명이다.
제주도의 현황은 어떠한가. 도내 10대 성씨는 김 · 이 · 강 · 고 · 박 · 양 · 오 · 정 · 문 · 현씨의 차례로, 전국과는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김씨와 이씨를 빼고는 전국 성씨 순위와 다른 것이다. 전국 10대 성씨로 되어있는 최 · 조 · 장 · 윤 · 유씨 대신에, 제주도에서는 고 · 양 · 오 · 문 · 현씨가 들어있다. 전국 7위인 강씨는 3위로 뛰어 김씨와 이씨 뒤를 바짝 쫓고 있으며, 고씨와 양씨는 각각 4위와 6위에 위치함으로써 삼성(三姓)신화의 고장임을 현시(顯示)하고 있다. 김씨는 도내 인구의 4분의 1에 가까운 13만4천5백45명으로, 제주도에서도 역시 대성(大姓)임을 과시하고 있다. 이외에 도내 성씨 11위에서 20위는, 송 · 홍 · 한 · 임 · 조 · 최 · 윤 · 장 · 신 · 허씨 순이다. 이 가운데 1만명 이상 성씨는 14위인 임씨까지이고, 20위인 허씨는 5천7백51명이다.
아버지의 성을 따르든, 어머니의 성을 물려받든, 아무튼 성(姓)은 영원히 존재할 터이다. 비록 호주제가 폐지되고는 있지만, 조상의 뿌리와 족보에 대한 관심은 더욱 높아지고 있음과 같은 맥락이다.
이 용 길
전 제주산업정보대학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