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후인, 주민들 일치단결로 일군 농촌관광지
가고시마, 멸종위기 흙돼지 지역브랜드로 정착
제주시 명품ㆍ명소브랜드개발추진위원회 위원을 비롯해 담당 공무원, 시청 출입기자단 등 22명은 지난 27~30일까지 일본 큐슈(九州)지역에서 명품ㆍ명소 브랜드로 성공을 거둔 도시들을 둘러봤다. 가고시마, 멸종위기 흙돼지 지역브랜드로 정착
현지 시찰을 통해 제주시가 추진하고 있는 명품ㆍ명소 브랜드 개발사업에 참고할 만한 몇 가지 시사점을 찾을 수 있었다.
△지역주민 스스로 살려는 의지=큐슈 오이타현의 작은 온천마을 유후인(由布院)은 열정을 지닌 마을 지도자와 이를 지지하는 주민이 합심해 성공한 케이스다.
표고 730여m의 분지에 위치한 이 마을은 1960년대만 하더라도 농업 위주의 한촌(閑村)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연간 500만이 찾아 관광수입이 153억엔(약 1315억원)에 이르는 일본의 대표적인 농촌 관광지로 각광을 받고 있다.
1만2600여명의 주민 중 80%가 서비스업에 종사하면서 안정된 삶을 영위하고 있다. 지난 십수년간 인구 변동이 거의 없는 등 ‘살고 싶은 마을’로 변모했다.
유후인의 관광산업은 1952년 중앙정부의 댐 건설 반대운동에서 비롯됐다. 막대한 정부의 수몰 보상금을 마다하고 주민 스스로 살길을 찾아 나선 것이다.
이들은 온천과 자연경관에 문화ㆍ예술ㆍ스포츠 등을 연계시켜 누구나 한적한 분위기 속에 느긋하게 휴식과 관광을 즐길 수 있는 마을을 꾸미기로 했다.
이를 위해 환락가 조성을 배제하고 있고, 또 조례를 만들어 일정 면적이나 높이 등의 개발행위에 대해서는 주민과 사전협의하도록 하고 있다.
이처럼 유후인이 조용한 휴양지를 지향한 것은 인근에 위치한 세계적인 온천휴양지 벳부와 달라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일종의 차별화 전략인 셈이다.
결국 마을 지도자들이 ‘마을 만들기의 방향성’을 확고하게 정하고, 주민들이 일치단결해 이를 따른 것이 자칫 수몰될 뻔 했던 농촌마을이 유명 관광지로 성장한 밑바탕이 된 것이다.
△지역브랜드 육성 및 우위성 유지=큐슈 가고시마현은 흑돼지 산지로 유명한 곳이다. 약 400년 전 오키나와에서 들여와 지역풍토에 맞게 개량된 가고시마 흑돼지는 196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지역 양돈산업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그러나 성장률 등 경제성이 떨어지는 관계로 대형종인 백돈(白豚)에 점차 밀리면서 1980년대 중반에는 흑돼지가 멸종의 위기에 직면했다.
일단 시장에서 거의 사라졌던 가고시마 흑돼지는 ‘양보다 질’을 우선시하는 소비자들의 기호 변화에 힘입어 부활하게 된다. 여기에 생산자단체의 노력까지 더해져 가고시마 흑돼지는 지역브랜드로 확고히 자리 잡았다. 현재 가고시마 흑돼지 kg당 지육가격은 300엔으로 백돈(200엔)보다 50%가 비싸다. 또 일본 흑돼지 시장의 60~70%는 가고시마산이 점하고 있다.
가고시마 흑돼지 브랜드 확립에 중추적인 역할은 한 곳은 1990년 발족한 흑돈생산자협의회다. 협의회는 흑돼지의 생산ㆍ유통ㆍ판매의 일체화를 통해 소비자 신뢰를 확고히 하기 위해 ‘판매지정점제도’를 도입했다. 이 같은 도매정육점은 현재 일본 적국에 332개소가 운영되고 있다.
협의회는 또 흑돼지 출하량과 판매량의 일치성 확인 및 적정한 유통체제 정비를 위해 출하시 판매점에 증명서 발부, 판매 후 걷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특히 고품질 흑돼지 생산을 위해 비육기간 60~70일은 고구마를 넣은 사료를 사용하도록 조례로 정해 시행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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