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값 폭등 여파와 농자재 값 인상으로 하우스감귤을 비롯 화훼농가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여기에다 하우스 설치 인건비마저 예년이 7~8만원에서 9만원으로 올랐다.
농협 등에 따르면 지난해보다 기름값이 30% 가까이 오른 데다 비닐·골판지상자 등 농자재값과 인건비도 지역에 따라 10~20% 올랐다.
하우스 9900㎡(3,000평)를 조성, 감귤농사를 짓는 서귀포시 남원읍 오모씨는 최근 기름값 인상으로 고민이 말이 아니다.
오씨는 연간 난방용 중유 15만ℓ를 사용한다. 지난해의 경우 1ℓ당 490원이었으나 최근엔 605원까지 올랐다. 오씨는 “기름값으로만 2700만원이 더 들어 리터당 700원대까지 오르면 가온을 포기하겠다는 농가가 주변에 많다”고 전했다.
하우스 감귤 농가 임모씨(61·제주 서귀포시 남원읍 위미리)는 “하루 7만~8만원 하던 하우스 설치 인건비가 9만원으로 올랐다”며 “비싼 돈을 들여 만든 하우스를 놀릴 수 없어 어쩔 수없이 농사를 짓고 있다”고 토로했다.
화훼농가들은 “난방유가격이 1ℓ당 600원 선을 넘으면 농사를 지어봐야 남는 게 별로 없다”면서 “꽃 판매대금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기름값을 감당하지 못하는 농가들이 점점 더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농자재값 오름세 여파도 심상치 않다. 서귀포시 남원농협 관계자는 “지난해 740원 주고 구입한 감귤 10㎏들이 골판지상자를 최근 810원에 구입했다”면서 “농가의 경영비 부담을 걱정했다.
이 같은 현상은 제주만이 아니다.
4만3,000㎡에 국화 등 꽃을 재배하는 김광지씨(52·부산 강서구 대저동)는 “기름값이 급등하면서 비닐 등 온갖 농자재값이 덩달아 들썩거리고 있다”고 말했다. 멜론, 방울토마토 재배농가들의 걱정도 깊어가고 있는 실정이다.
농산물 값은 제자리걸음을 면치 못하고 있는 반면 생산비와 인건비 상승 등으로 소득은 점점 하락, 농촌이탈이 더 가속화될 우려를 낳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저작권자 © 제주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