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지역 장애여성들이 단지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가정폭력에 시달리고 있는가 하면 상당수가 성장기부터 폭력에 노출돼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제주여성장애인상담소(소장 김경미)가 최근 제주지역 장애여성 362명을 대상으로 한 가정폭력 실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68.9%가 단지 장애인이기 때문에 가정에서 폭력을 당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10세 이전이 32.3%, 11~20세 이전 29.4% 등 절반이상의 장애여성들이 어린시절부터 가정폭력에 시달리고 있어 이들의 심리적 치료와 더불어 아동기 폭력에 빠른 위기 개입을 할 수 있는 시스템 마련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폭력 가해자(중복응답)인 경우에는 아버지(60.7%), 형제 52.8%), 어머니(46.7%) 순으로 높았고 결혼 후에는 남편이 65.8%, 시부모 36%로 집계됐다.
가정폭력에 대응하지 못하는 이유로는 ‘갈 곳이 없어서’가 25%로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72.6%는 가정폭력 피해 지원기관이 있는지 조차 모르고 있었다.
또 가족 총 수입과 학력이 낮을수록 가정폭력이 심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 함께 25.5%는 가정폭력으로 인해 ‘치료를 받은적이 있다’고 답해 폭력이 심각성을 보여주고 있다.
더욱이 가정폭력을 당한 장애여성 중 40.1%가 ‘집을 벗어나고 싶다’고 답하는가 하면 ‘가족이 아니라고 생각한다’와 ‘죽고 싶어졌다’가 각각 18.6%를 차지 폭력에 따른 후유증도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여성장애인상담소는 이에 따른 방안으로 ▲장애여성 유형별 가정폭력 개입 및 지원 매뉴얼 보급 ▲전담 쉼터 설치 ▲교육지원 및 경제활동 지원 ▲안전망 네트워크 조성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한편 제주여성상담소는 이날 탐라장애인종합복지관 2층 다목적실에서 ‘장애여성 가정폭력 실태조사 결과 토론회’를 개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