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덕남 칼럼] 분노의 함성
[김덕남 칼럼] 분노의 함성
  • 제주타임스
  • 승인 2007.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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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火)는 모든 질병의 근원

“자주 분통을 터뜨리거나 크게 화를 내면 건강에 해롭다”.

미국 캘리포니아대와 컬럼비아 대 연구팀의 연구 결과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이를 인용하여 지난 11일 “격분은 동맥경화를 빠르게 진행 시킬 가능성이 높고 분노로 인한 정신적겴걘셈?후유증은 일주일이 지나도 사라지지 않는다”고 보도했다.

‘화(火)는 만병의 근원’이라는 말은 오래전부터 내려오는 경구다. 화는 불이요 열이기 때문에 정신이나 육체적 건강을 까맣게 태워버린다는 것이다.

그래서 ‘L.A 세네카’는 일찍이 “노기(怒氣)는 광기(狂氣)이며 분노는 전쟁의 아들”이라고 까지 경계했었다.

지난달 30일 잠시 귀국했던 분노ㆍ스트레스 전문 심리학자인 전겸구 교수(미국 유타대 건강 증진학)도 “암ㆍ뇌졸증ㆍ심장병ㆍ당뇨병 등 현대인이 경험하는 질병의 90%가 스트레스ㆍ분노와 관련돼 있다”고 했다.

‘화가 만병의 근원’임을 다시 한 번 일깨워 준 셈이다.

‘화풀이 묘수’따라 藥과 毒

전교수는 자신이 쓴 ‘똑똑하게 화를 다스리는 법’을 통해 심하게 화를 내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흡연 확률이 65%나 높다고 경고했다.

심장마비나 협심증에 걸릴 가능성은 3배, 뇌졸중 발병률이 2배나 높다고도 했다.

그래서 그는 “화를 잘 풀어내면 인생이 풀리고 화를 잘 다스리는 사람이 성공확률이 높다”고 강조했다.

그렇다고 무조건 화를 참으라고만 할 수는 없는 일이다. 화는 어쩔 수 없는 사람의 감정이기 때문이다.

무작정 화를 참고 사는 아내가 남편과 악다구니 하는 아내보다 심장병 걸릴 확률이 4배나 높다는 보스턴 대학의 연구 결과도 있다. 무조건 화를 참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라는 이야기나 다름없다. 화의 다스림이 문제다.

화를 돋우는 외부자극을 공격적 파괴적 방향으로 대응할 것이냐, 아니면 생산적 건설적으로 연소 시킬 것이냐에 따라 독(毒)될 수도 있고 득(得)될 수도 있다.

개인이든 집단이든 마찬가지 일 터이다. ‘화풀이 묘수’에 따라 병이 되기도 하고 약이 되기도 할 것이다.

역겨운 大選戰, 백성 분노

최근 12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집단적 광기에 휩싸여 화만 돋우는 정치권에 들려주고 싶은 경고이자 경구나 다름없다.

지금 정치권은 이성을 잃어버린 지가 오래다. 이빨을 갈아 상대 물어뜯기에 여념이 없다. 남의 구린 뒤캐기에 혈안이고 남의 사타구니 냄새를 맡으면서도 역겨움을 모른다.

그러니 국가비전이 보일 리 없다. 국가 경영철학이나 정책은 아예 얼씬도 않는다. 정책검증은 없고 인신공격만 날을 세우고 있다.

“남의 돼지를 통째로 구워먹겠다”는 ‘바베큐(BBK)를 말하는 것인지, 남을 ‘비비 꼰다’는 뜻의 BBK인지, 백성들은 도통 알 수 없는 ‘BBK’만이 여론을 압도하고 있다.

의혹을 물 타기 하는 교묘함이나, 의혹을 생산해 비비꼬는 악랄함만 있을 뿐이다.

그러니 백성이 불안 할 수밖에 없다. 열불만 난다. ‘2007 대선의 비극’은 바로 여기서 비롯된다.

그래서 백성의 분노가 머리끝을 타올라 터져 정치권을 타격할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분노의 함성이 그들을 응징할 시한폭탄은 이미 작동하고 있다. 백성의 인내가 이미 한계를 넘어섰음이다.

김   덕   남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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