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호주머니 돈 쓰듯 "세금 펑펑"
[사설] 호주머니 돈 쓰듯 "세금 펑펑"
  • 제주타임스
  • 승인 2007.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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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나 지방자치단체 예산은 하늘에서 쏟아지는 것이 아니다. 땅에서 솟아나는 것도 아니다.

국민의 호주머니에서 거두어들이는 것이다. 바로 ‘국민의 피와 땀’이나 다름없는 세금에서 조성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런 예산을 씀에 있어서는 그야말로 피와 땀처럼 아껴 쓰는 것이 예산을 만들어 준 국민에 대한 도리다.

제 호주머니 용돈 쓰듯 아무렇게나 펑펑 써서는 아니 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런데 최근 이런 예산을 운용하는 국가기관이나 지자체 등의 행태를 보면 “해도 너무 한다”는 말이 절로 나오게 된다.

아무렇게나 써버리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쓰고 보자는 식이다.

요즘 도의회 행정 감사에서 지적되는 방만한 예산 운용은 그래서 국민의 세금을 얼마나 헤프게 쓰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들이다.

최근 3년간 도의 특정부서 공무원들은 전체 179명 가운데 54.1%인 97명이 해외여행을 다녀왔다. 물론 공공예산을 들여서다. 특히 이들 해외여행자 중에는 8명의 공무원 퇴직자도 포함됐다.

국민 혈세로 해외유람 다니는 것도 모자라 퇴직한 사람들까지 세금을 축내 해외여행을 시켰다니, 어안이 벙벙할 따름이다.

이 뿐이 아니다. 도민의 심부름꾼으로 자임하며 도정 살림을 감시하고 견제해야 할 도의원들도 국민혈세로 제 밥그릇 챙기기에만 골몰하고 있다.

현재 제주도 재정자립도는 26% 남짓이다. 전국 시도에서 최하위권이다.

그런데도 도의원들은 의정비를 내년부터 연간 5300만원으로 상향 조정하는 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한다.

도의회는 최근 내년 의정비를 현재보다 10% 인상한 4556만8000원으로 잠정 결정했었다. 그런데 전국 평균 금액 범위에서 지급토록 명문화 하는 방안을 추진한다는 것이다.

국민의 세금을 제 배불리기를 위해 입맛대로 요리하겠다는 것이다. 이 역시 어이없기는 마찬가지다. 공복(公僕)이라는 공무원도, 심부름꾼이라는 도의원도 믿지 못할 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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