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평시평] 탈불여성의 인권
[세평시평] 탈불여성의 인권
  • 제주타임스
  • 승인 2007.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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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을 자극하지 않기 위하여 인권에 대한 목소리를 크게 내지 못하고 있는 정부의 태도에 수긍이 가지 않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탈북 여성들의 고통을 직접 들으면서도 그런 생각을 지속하기는 어렵다. 정치적으로 민감한 부분을 피하면서 최대한 이들의 인권을 보호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제주대학교 평화연구소(소장 김진호)에서 2007년 11월 2일 ‘평화통일을 위한 남북여성운동의 현실과 과제’라는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하였다.

강수진씨(탈북여성인권연대 대표)가 발표한 주제발표의 내용을 살펴보면 우리사회가 탈북여성들에게 모질게 대하고 있지 않은가 반문을 하게 한다. 발표한 구체적인 내용은 탈북여성의 피해사례였다.

2007년 2월 26일 경찰은 1981년 함경북도 온성군에서 태어난 이금숙씨가 남편에게 목 졸라 살해당한 후에 여행 가방에 버려진 끔찍한 사건을 발표하였다.

가족의 설득으로 경찰에 자수한 남편은 우발적으로 취중에 아내를 살해하였다고 진술하였다.

북한에 가족을 남겨두고 혼자 한국으로 온 두고 홀로 한국 땅을 밟은 이금숙(25)씨는 2004년 7월 북한에서 한국으로 넘어왔는데 북한에서 뛰어난 아이스하키 선수였다.

한국에서는 2005년 3월부터 2006년 6월까지 1년 3개월 동안 여자아이스하키 국가대표선수로 활약하였는데 결혼을 하면서 은퇴하였다.

그녀는 북한에 남아있는 부모님을 항상 염려하였고 한국으로 데려오고 싶어 하였다.

탈북자들이 한국에서 성장하지 않았으므로 한국의 실정을 잘 모르기 때문에 곧잘 사기를 당하는 피해를 입는다.

그녀는 한국에서 사기를 당하여 많은 돈을 잃었고 결혼도 속아서 한 듯하다.

‘탈북여성인권연대’는 이금숙씨를 ‘술집여자’라고 증언한 남편에 대하여 분개하였다.

당시에 ‘광주여성의전화’와 ‘탈북여성인권연대’ 등 여성단체들도 살해당한 이금숙씨 사건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2007년 2월 28일 이들 여성단체들은 광주 동구 계림동 빛고을장례식장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피해자가 연고가 없다는 이유로 경찰이 가해자의 진술에만 의존하는 등 편파적이다”고 성토하고 “이번 경우 가정폭력으로 인한 살인이지만 일부에서 피해자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있어 고인이 죽어서도 인격적 대우를 받지 못한다”고 비판하였다.

우리는 좀 더 관용의 정신과 열린 마음으로 북한을 넘어온 사람들을 대하여야 한다.

우리와 다른 환경에서 성장하였으니 우리 사회에 적응하는 것이 매우 힘들 것이다.

이들에게 국가적 차원의 배려도 하여야 하겠지만 민간 차원의 지원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북한에서 여성이 사회적 지위에 역할에 대한 주제로 이원웅(관동대학교 정치외교학과)교수가 발표한 내용을 보면 북한체제에서는 여성의 지위 상승을 건국 초기부터 강조하였으나 실질적으로는 이중적 편의정책으로 인하여 여성의 지위가 낮고 많은 부담을 안고 살아가고 있다고 지적하였다.

북한에서 가족이 남으로 넘어 온 후에 이혼율이 높다고 하는데 이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이원웅교수는 중국의 현지조사를 통한 탈북여성들의 인권유린 상황을 보고서로 만들어 각계에 보냈다고 한다.

공공연하게 말할 수 없을 정도의 처참한 사례들이 거론되었다.

그는 남북의 화해분위기를 저해하자는 것이 아니라 단지 인도적 입장에서 고통을 겪는 사람들의 인권을 보호하여야 한다는 사명감에서 탈북여성인권을 보호하기 위한 활동을 하고 있다고 심경을 피력하였다.

정부도 소극적이나마 인권을 보호하기 위한 대응을 하고 있지만 하루바삐 적극적이고 공개적으로 북한동포의 인권문제를 거론하기를 바란다고 주장하였다.

북한에 대하여 인권을 존중하도록 압력을 행사하는 것은 북한때리기가 아니라 고통에 신음하는 사람들을 구출하기 위한 배려일 것이다.

강   병   철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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