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제주국제컨벤션센터 큰일 났다
[사설] 제주국제컨벤션센터 큰일 났다
  • 제주타임스
  • 승인 2007.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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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민들이 ‘돈 먹는 하마’라며 크게 걱정하고 있는 ‘제주국제컨벤션센터’가 정말 큰일이다. 개인 혹은 법인 주주들의 주식 반환 요구를 둘러싼 얽히고 설킨 문제들도 그러하거니와, 해마다 눈 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 엄청난 누적 적자는 더 큰 문제다. 엊그제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 대한 행정사무감사를 벌인 제주도의회 문화관광위원들의 추궁도 바로 그러한 점에 초점이 맞추어 졌다. 어느 의원은 근본적인 문제를 추궁했다. 재일동포들이 컨벤션 설립 당시 주식 모집에 쾌히 응한 것은 수익금 배당을 약속했기 때문이 아니냐고 따졌다. 맞다. 그 약속 때문에 재일동포들과 제주도 내-외의 수많은 도민들이 주식을 사 들였다. 그러나 결과는 그게 아니었다. 해가 갈수록 거액의 적자만 쌓여갔다. 이익배당은 고사하고 주식의 평가액마저 떨어질 판이다. 재일동포들의 주식 반환 요구는 어쩌면 필연적인 것인지도 모른다. 따지고 보면 재일동포 주주들의 주식 매수 요구나, 이에 대응해 법인 주주 ‘대우조선해양’이 형평성 문제를 들어 가처분 신청을 한 것도 컨벤션센터의 부실에서 연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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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주식매수 문제가 제기된 근본 원인은 제주국제컨벤션센터의 경영실패에 있다. 아무리 컨벤션이 제주도에 필요하고 경제적 파급 효과가 크더라도 연간 적자가 50억 원을 웃돌고 있다면 사안이 달라진다. 적자폭이 어느 정도라면 주주들도 설사 이익배당이 없더라도 제주인의 자존심을 위해서 참고 견딜 수 있지만 개관 불과 몇 년 만에 누적적자가 수백억 원에 이른다면 개인 투자자들로서는 돈이 아까울 수밖에 없다. 더욱 어이없는 것은 해가 지나면 경영이 개선돼 적자가 줄어들어야 희망이 있는 법인데 어쩐 일인지 제주컨벤션센터는 그렇지를 못하다. 이를테면 2003년에는 손실액이 71억 원이었다. 그 후 2004년 67억, 2005년 65억, 2006년 28억 원으로서 손실이 줄어드는 가 했더니, 올해는 추산이지만 그 것이 다시 56억 원으로 불어나게 됐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5년간 누적 적자가 280억 원이 넘는다는 얘기다. 어디 이뿐인가. 오는 2013년 까지 상환해야 할 차입금과 금융비용만도 217억 원에 달하고 내년부터는 연간 시설유지비도 몇 억 단위로는 부족하리란 소식이다. ‘돈 먹는 하마’라는 말이 결코 허풍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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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 큰일인 것은 제주국제컨벤션센터가 자력으로는 회생이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바로 이 점을, 다른 사람이 아닌 컨벤션센터의 경영책임자인 허정옥 대표이사가 인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우리는 매우 충격적으로 받아들인다. 허정옥 대표이사는 제주도의회 문화관광위원회 행정사무감사에서 컨벤션센터는 “자구노력만으로는 회생이 불가능 한 상태”라는 내용의 업무보고를 했다고 한다. 허정옥 대표이사의 이 말이 사실이라면 참으로 실망스러운 일이다. 설마 했던 컨벤션센터가 이 지경이라면 당사자는 말할 것도 없고, 제주도와 의회까지도 나서서 과감히 새로운 길을 모색해야 한다. 자력으로 회생이 안 된다면 제주도가 앞으로 몇 십억 원이든 몇 백억 원을 지원해 줘야한다는 얘기가 되는 데 도민 세금을 그렇게 부실업체에 계속 쏟아 붓는다는 것은 당치 않은 일이다. 차라리 누적적자가 더 쌓이기 전에 국내 재벌기업이나 외국 기업에 팔아넘기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 그런다고 해서 컨벤션 시설이 다른 곳으로 떠나는 것이 아니며, 제주도의 기반시설 역할을 못하는 게 아니다. 도리어 매각함으로써 전문인들로 하여금 국제회의를 더 많이 유치케 해 제주도의 발전에 크게 기여할 수도 있을 것이다. 당국의 용단을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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