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평시평] 산은 산이고 물은 물이로다
[세평시평] 산은 산이고 물은 물이로다
  • 제주타임스
  • 승인 2007.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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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산이고 물은 물이로다”라는 말은 우리가 기억하는 불멸의 수행을 하신 큰 성철스님의 말이다. 성철스님은 평생 동안 누더기 장삼을 입고, 세상 사람들의 죄를 대신 참회하는 삶을 살다가 이 말을 남기고 이승의 옷을 벗으셨다.

큰 성철스님이 열반하셨던 1993년도에 이 말은 전국적으로 유행되었다. 나는 당시 이 말의 뜻을 확연히 알 수는 없었지만 그저 모든 세사는 근본대로 된다는 사필귀정(事必歸正)에 근접한 의미로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근년에 “산은 산, 물은 물(정찬주 작 민음사)”이라는 소설책을 접하게 되어 읽었으나 나의 미천한 독서습관일지도 모르지만 이 진언(眞言,mantra)에 대해서 마음에 와 닿는 게 없다. 이게 미천한 중생(衆生)의 한계인지도 모른다.

그래서 요즘 대선후보들의 말도 많고, 어느 말이 진언(眞言)인지 판단하기 힘든 요즘이다. 자신만이 선(善)이고 상대는 악(惡)이며, 자신의 마법사라도 된 듯 모두 공짜다. 무상교육. 무상복지, 기초생활보대상자 정책도 모두 공짜다. 포퓰리즘(populism)공약(空約)이다. 공부를 대신 해준다는 공약은 왜 안하는지 모를 지경이다. 어지러운 요즘이다.

이런 어지러움을 해독하기 위해 성철스님의 말을 다시 한번 생각해보기로 했다.

권력, 재력 등등 헤게모니를 잡기위한 발광적인 산업문명의 해독제는 종교의 진언(mantra) 밖에 없다고 한 어느 문학가(법정스님)의 말이 떠오른다.

모든 생명이 때가되면 죽고, 때가되면 태어나고 하는 대자연의 섭리도 “산은 산이고 물은 물이로다.”로 쉽게 설명 될 수도 있다. 자연과학. 인문과학으로 설명 하려면 XP컴퓨터용량으로도 설명이 불가능 할 수 있다.

문학인이 된 어느 한 스님은 사람이 죽는 공부 말고 할 게 없다고 한다.

모든 중생들은 욕심이 꽉 차있으니까. 권력을 잡기위해. 재력을 잡기위해, 쾌락을 느끼기 위해서 일도하고, 여자도 만나고, 거짓말도하고, 싸움질도 한다는 것이다.

모든 사람이 잘난 사람이면 안 된다는 것이다. 세상에는 잘난 사람만 있어도 안 되고, 못난 사람만 있어도 안 된다. 1등도 100등도 있어야하고, 스님도 있고 목사도 있고, 판사도 있고 부자도, 빈자(貧者)도, 온갖 게 다 있어야 세상이 돌아간다는 것이다. 이런 사바세계의 삶도 무상(無常)으로 변한다는 말이다. 삶의 무상이라 것은 무의미(無意味)와 뜻을 다르다. 이 것은 세상의 모든 것은 머물지 아니하고 변하기 때문이다. 이런 사바세계의 변함도 “산은 산이고 물은 물이로다”라는 말로 표현 될 수 있을 것이다.

세상천지 만물이 다 연결되어 대 자연의 순리대로 돌아가는 것이지만, 우리들의 느끼지만 못하는 것뿐이라고 하염없는 생각을 해 본다.

본체로 보면 세상에는 내 것, 네 것이 없고 “산은 산이고 물은 물이라고 한다.” 우리들이 등산을 해서 산속에 들어가면 산은 없고 나무와 계곡만 보인다.

그러나 우리는 경험적으로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서 보면 “산은 산이고 물은 물”을 본다.

요즘 생활이 어렵다. 어려운 때일수록 “산은 산이고 물은 물”이라는 진언(眞言)을 생각하며, 낙관적인 생활 태도를 갖는 것이 필요하다. 명상서적(월호스님)을 읽어보면 우주의 기운은 자력과 같아서 우리가 어두운 마음을 지니고 있으면 어두운 기운이 몰려오고 밝고, 낙관적으로 살면 밝은 기운이 밀려온다는 것이다. 일리가 있는 말이다. 누구에게나 삶의 고민이 있다. 그것이 삶의 무게이고 빛깔이다. 반야심경(般若心經)에서는 결정된 내가 없다고 한다. 지금, 여기서 내가하는 행동이 자신을 결정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매 순간 완전 연소하는

삶을 살아야한다. 우리는 몸의 소유자가 아니라 관리자다. 그러므로 가야 할 동안 열심히 사랑하고, 베풀고, 공부하고, 복덕(福德)쌓으면서 완전 연소한 삶을 살다가 이승을 떠나야한다. 갈 때는 아무것도 가져 갈 수 없다. 죽을 때 부유한들 무슨 이익이 되겠는가. 내 것이 어디 있는가?

김   찬  집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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