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평시평] 참된 봉사자가 될 수 있는 길
[세평시평] 참된 봉사자가 될 수 있는 길
  • 제주타임스
  • 승인 2007.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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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대화

오늘날 통합이나 화합이라는 단어는 그 의의를 상실할 정도의 위험수위에 이르렀다. 남북분단의 한은 접어둔 채 동서분열로 옥신각신 하더니 이제는 보수와 혁신?여야의 대립으로 각신옥신하고 있다. 계속되는 분열의 물결 속에 깔고 앉아 있는 방석까지 찢겨져 나가고 있어 정상적인 세포분열에도 가속도의 법칙이 작용되는 것만 같다.
모 음식점에서 월례회가 개최되어 참석을 하였다. 그런데 옆방, 앞방, 뒷방, 건넌방에서까지 고성이 끊이질 않았다. 너무나 시끄러워서 대담을 나눌 수가 없기에 옆방에 있는 젊은이들에게 좀 조용히 대화할 수 없겠냐고 하였다. 그런데 그들의 대답은 기상천외였다.
“우리 마씸 이거 신사적으로 회의진행 하고 있는 거우다. 여의도에 가 봅서. 거기선 서로 멱살을 잡고 늘어지는 거 TV에서 안봅데가…….”
“이 사람들아, 여기는 평화의 섬 제주도가 아닌가, 왜 우리가 여의도와 비교해야 하는가, 비록 재주는 없지만 제주인의 긍지를 살립시다…….”라는 말을 하였더니 그들은 박수를 치며 조용해졌다. 기왕 대화를 나누었으니 약주나 한잔 하십시오 하며 권하기에 나는
“주(酒)는 주니까(give) 먹는걸세…….”하였더니 안주는 어떻게 하십니까로 반문하기에 “안주는 안주니까 나대로 집어 먹지”...... 월례회의장으로 돌아온 나는 여회원들에게도 잔을 권했다. 술을 마실 줄 모른다고 하기에 나는 병권을 잡았는데…….라고 소리치며 강요를 했더니 또 기상천외의 반문이 나왔다.
“교장 선생님이 병권을 잡으신 건 축하할 일이우다마는 잔권은 무시해도 되는 거우꽝…….” 황진이를 연상케 하는 지혜로운 답변에 “풀뿌리 민주주의를 망각해서 죄송합니다…….”

자신 경멸

어느 예식장에서 주례사 도중에 신랑에게 질문을 하였다. 신랑은 신부에게 바라는 바가 무엇인가를 물었다. 신랑이 답변하기를 제가 신부에게 바라는 바는 하나도 없습니다. 오직 제가 신부의 좋은 짝이 되어주는 것뿐입니다 라는 매우 지혜로운 답변이 나오자 하객들의 환호의 박수소리가 터져 나왔다. 세상 사람들은 좋은 짝 찾기에만 급급하고 있는 반면 스스로 좋은 짝이 되어 주겠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은 별로 없는 것 같다.
존. F. 케네디 대통령도 이 세상에서 가장 용기 있는 사람이란 자신을 경명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아이젠하워는 국정에 문제가 생길 땐 관련 장관을 불러 질책을 했지만 케네디는 잘된 일들은 관련부서를 칭찬했고 잘못된 일이 발생시에는 해당 장관에게 내가 지시를 잘못 내렸다고 하면서 항상 자신경멸의 위치에서 국정을 수행해 나갔다고 한다.

상대방 존중

세파는 점점 거칠어져만 가고 있다. 한용운 선생의 “남들은 자유를 사랑한다 하지만 나는 복종을 좋아해요…….”라는 한 구절이 한없이 그리워진다. 수직의 사회에선 일사불란의 상황이 수평사회가 되면서부터는 곳곳에 크고 작은 파고가 끊이질 않고 있다.
무엇이 옳으냐는 판별하지 못하면서 네가 옳으냐 내가 옳으냐로만 입씨름이 강렬하게 펼쳐지고 있다. 조직의 비결은 복종이 중요하다. 지배하기 전에 복종을 알아야 한다. 복종은 덤벼드는 폭력을 부드럽게 만들 수 있기 때문에 반항보다 더 강한 힘을 갖고 있는 것이다.
배반하기를 좋아하면서도 배반자를 미워하고 복종받기를 좋아하면서도 복종을 싫어하는 이율배반의 현실은 서글프다.
민주주의는 수평이다. 그런데 남을 무시한 채 자기중심적 수평만 그리는 사람들, 민주의 틀만 업은 독선자다.
노벨문학상 수상작의 어느 시 구절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다.

나는 내가 아니다.
나는 남이다…….
내가 진정한 내가 되기 위해선
남이 되어줄 줄 알아야 한다…….
내가 남이 되어 줄 때
그 남도 내가 되어 준다…….
그 남이 나를
진실로 인정해 줄 때만이
나는 참다운 내가 되는 것이다…….

文   泰   吉 ( 시인 )
한국금빛평생교육봉사단 제주도 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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