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특별자치도 출범과 함께 개편된 통합행정시가 기존의 기초자치단체의 자치권과 위상을 지키기는 고사하고 제주도의 종속적 ‘타치 기구’로 전락하고 있다고 여겨지기 때문이다.
지난해 7월1일 제주특별자치도 출범과 함께 기초자치단체인 4개시군이 폐지됐고 제주시와 북제주군, 서귀포시와 남제주군을 묶어 각각 제주시와 서귀포시라는 통합행정시를 만들었다. 자치기능이 상실된 행정기구가 돼버린 것이다.
이처럼 가뜩이나 위상이 위축된 행정시가 행정 시 이름도 지키지 못하는 현실을 맞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행자부 방침에 따라 동사무소 현판을 ‘주민 센터’로 교체하는 과정에서 행정 시 명칭을 빼버렸기 때문이다.
교체 현판에는 행정 시 이름을 빼버리고 ‘제주특별자치도 00동 주민 센터’으로 바뀌고 있다.
구태여 특별자치도 명칭을 쓰고 싶다면 ‘제주특별자치도 00시 00동 주민 센터’로 현판을 쓰거나 이름이 길다면 ‘00시 00주민 센터’로 바꾸어야 상식이고 도리다.
그런데도 행정 시 명칭을 아예 빼버렸다는 것은 ‘행정 시 폐지’를 전제로 한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부르기에 충분하다.
더욱 혼란스러운 것은 행정 시 소속 공무원들의 소속감이나 정체성이다. 도청공무원인지, 시청공무원인지, 아니면 해당지역 동사무소 소속인지 헷갈리지 않을 수 없다.
이 같은 혼란에 대해 도 당국은 그 이유를 명쾌하게 설명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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