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교육대학 학생들과 교수ㆍ교직원 간의 불화와 분란이 걱정스럽다. 접합점을 찾지 못하고 점점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제주대학과의 통합과 관련해서다. 지성의 전당이라 할 수 있는 대학에서 대학인들의 대립과 갈등은 대학 발전은 물론 지역사회의 건강성에도 도움이 될 수 없다.
제주교대 교수와 교직원들은 10일 오전과 오후에 걸쳐 제주대학과의 통합과 관련한 찬반 투표를 실시했다.
여기서 교수들은 81%가 찬성했고 교직원 투표에서는 86%가 찬성표를 찍었다.
이에 따라 김정기 제주교대 총장은 교육인적자원부에 ‘통합신청서’를 제출했다. 여기에 학생들이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재학생들은 교수ㆍ교직원 투표를 통해 직권으로 교육부에 통합신청서 제출을 주도한 김총장에 대해 불신임을 결의하고 총장퇴진 투쟁을 벌이기로 했다는 것이다.
이는 제자인 학생들이 스승인 교수들을 불신임한 것이나 다름없다. 대학사회의 사제지간 관계가 왜 이처럼 험악해 졌는지 여간 씁쓸한 일이 아니다.
우리는 제주대학과 제주교대의 통합 문제는 일단은 대학 구성원들의 의사가 중요하지만 지역주민의 여론과 현실 상황이나 시대정신에 부합되는 쪽으로 결정해야 한다는 의견을 여러 번 제시한 바 있다.
글로벌 경쟁시대의 시대정신을 대학사회가 거스르거나 외면하지 말라는 조언이었다.
무한경쟁 시대에 살아남기 위해서는 현실을 직시하고 과감한 변신을 통해 경쟁력을 키우라는 주문이나 다름없었다.
솔직히 재정상태가 허약하고 규모의 면에서 다른 지역 대학과의 경쟁에서 뒤지고 있는 두 대학은 통합을 통해 경쟁력을 키우는 길밖에 없다하겠다.
현실만 고집하며 안주하다가 기회를 놓쳐버리면 대학 자체의 존폐여부도 불투명해질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시대정신을 읽고 현실상황을 인식하며 미래를 내다보는 대학인들의 자각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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