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평시평] 세계적 문화도시 프라하의 빈곤
[세평시평] 세계적 문화도시 프라하의 빈곤
  • 제주타임스
  • 승인 2007.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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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사상가 미쉘 몽테뉴의 수상록에 “재물의 빈곤은 쉽게 치유 되지만 영혼의 빈곤은 결코 치유 되지 않는다.”란 말이 나온다. 지난 9월 유럽의 중부지역인 체코를 거쳐 오스트리아 빈 과 짤스부르크 를 다녀 온 적이 있다. 처음 가는 길이라 프라하를 거쳐 남부 도시인 브르노에서 일박 하고 즈노이모 를 경유하여오스트리아 빈에 도착 했는데 프라하는 워낙 세계적인 예술의도시라 보는 것 마다 감탄스러웠다.

체코의 수도 프라하는 오랜 옛날부터 세계인들이 찬사로 메워지는 곳이다. 1994년 이후 1년 동안 프라하를 찾는 관광 객 수는 1억 명이라고 한다. 이들 관광객들은 이웃한 독일, 스로바키아, 오스트리아 등 국경을 같이한 나라 사람들이 자유롭게 오가는 지역이다 보니 통과 관광객이 이렇게 많은 것이다. 이 가운데 하로 밤을 자고 가는 관광객은 10%인 1천만 정도라고 한다.

프라하를 지칭하는 찬사는 세계적이다. 10세기 초부터 시작된 체코의 로마네스크 건축을 비롯하여 고딕,르네상스,바로크,크래식이즘,아루누보,포스트모더니즘등 양식의 건축예술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곳이 프라하 다. 프라하는 유럽의 미술관이라 하고 유네스코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하였다. 중세유태인의 문화도 이곳에 고스란히 보존되어 유대인문화의 보고라고도 한다. 또 체코인들은 모두가 음악가라 할 정도로 음악을 좋아하고 맥주와 포도주를 즐기는 낭만도 세계인들의 관심을 끈다. 영국의 촬스 황태자는 1991년 이후 여러 번 프라하를 방문하고 런던에“프라하의 역사적 건물재단”을 설립할 정도로 심취하였다. 영화 ‘아마데우스’ ‘미션 임파서불’ ‘트리블엑스’등에서도 매혹적인 도시로 등장한다. 프리하의 주변에는 누드촌이나 호숫가에서는 아담 과 이브를 즐기는 나체족들도 볼 수 있다.

이렇듯 세계적 문화도시를 가진 체코는 정치 역사적으로는 매우 불운하였다. 15세기이후 후스파의 종교개혁이 격렬하게 전개되어 1618년 30년 전쟁이 일어났다. 오스트리아-헝가리가 1918년까지 지배했다.1938년에는 나치독일에 합병되어 제2차 대전이 끝날 때까지 점령하였다. 전쟁이 끝나자 1945년부턴 소련위성국이 되었고 기업 국유화, 농장은 국영집단농장 과 협동농장으로 편성되었다. 사회복지는 공산주의 방식으로 교육을 포함 요람에서 무덤까지 국가가 부담 하게했다.1993년 평화적으로 슬로바키아와 분리 독립하였다. 체코에 대해 장황하게 늘어놓은 것은 이 나라를 찬양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전통적인 자유주의국가인 오스트리아를 돌아보고 빈에서 국경을 건너 체코에 들어올 때 느낀 충격 때문이다. 국경이라 하지만 광활한 목장 한가운데 10m 사이 검문소두개를 지나는 것뿐이다. 그런데 그 목장이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오스트리아의 목장과 국토는 파란 융단같은 풀밭에 젖소들은 풍요 와 평화의 그림인데 10m간격 체코의 땅은 잡초우거진 누런 불모지로 소는 구경도 못하고 축사 비슷한 건축물들은 폐건물로 흉가 같았다. 체코의 찬란한 문화는 귀족들의 문화유산이었다.

체코인들의 의식은 직설하면 일하기 싫은 게으름 뱅 의 그대로를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국민의식은 국가 정책에 따라 순화되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1968년1월 ‘프라하의 봄’ 은 60년대 정체된 경제, 국민적 불안, 자치권제한등에 국민 불만이 커지자 개혁파 두부체크가 장악 재판독립 ,의회제도 확립 등 자유의 바람을 일으킨 사건이다. 그러나 소련이 68년8월 20만 군대로 체코를 침공하여 개혁파들을 소련으로 연해하고 접시 속 태풍으로 끝났다. 지금 체코 사회의 현실은 정치적으로 자유민주주의를 표방하면서도 국민들은 철저한 정부의존 정신이 뿌리 박혀 있는 것으로 보였다. 의사등 돈을 버는 계층에는 소득의 50%를 사정 없이 세금으로 회수하는 등 절대 부를 인정 않아 빈부격차가 없다. 공직자들을 포함 모든 근로자들은 출근은 늦게, 퇴근은 1초도 늦지 않게 한다. 책상에서 쓰던 글도 그냥 내버리고 퇴근한다. 그리고 주2일 휴일제로 금요일 12시만 되면 가족 대리고 놀러나가 버린다. 스탈린식 국민별장은 선착순으로 무료이용이다. 스탈린은 국민복지라는 이유로 방한개짜리 가옥을 많이 만들어 국민들에게 주말별장(?)으로 제공하고 있다. 이제도가 체코에도 있는 것이다. 국민들은 저축할 필요성을 전혀 못 느낀다. 땅이 있는 사람은 땅을 협동농장에 빌려줘 약간의 임대료만 받는다. 노동 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체코와 오스트리아 국경에서 본 광경이 이렇게 나타나는 것이다.

우리나라도 사회적 약자를 돕는다는 정부정책이 자칫 체코국경지대서 보는 광경을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닌 가 조바심이 든다. 갖가지 노조를 만들어 과도한 이익을 요구하며 산업 활동을 저해하는가하면 자생력이 없는 각종 단체를 만들어 정부보조금에 매달려 생계를 해결하려는 집단들, 이런 정부 의존 형 집단들을 정부가 양산 하고 있는 것이 우리현실이다. 이런 정신적 병에 한번 걸리면 평생 해어나지 못한다. 우리속담에도 ‘3일 거지가 평생 거지된다’ 는 말이 있다. 돈은 못 벌수도 있다 그러나 포기하지 않고 노력하면 얼마든지 구제될 수 있고 더 크게 성공을 할 수 도 있다. 그러나 국가에 의존해야 생활 할 수 있는 아편 같은 중독에 걸리면 이는 평생 구제받을 수 없게 되고 국가도 자생력을 잃어갈 것이다. 몽테뉴의 경고는 이런 것이다.

신   상   범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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