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잇단 대형참사, 운전이 겁난다
[사설] 잇단 대형참사, 운전이 겁난다
  • 김광호 대기자
  • 승인 2007.10.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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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교통사고 줄일 특단 대책 세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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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의 이기(利器)인 자동차가 갈수록 흉기화하고 있다. 이젠 사망.부상 교통사고가 자고 나면 접하는 일상사가 돼 버렸다.
하루 평균 10건의 교통사고가 발생하고 있고, 15명 정도가 부상을 당하고 있다. 특히 이로 인해 사흘에 1명 꼴로 숨지고 있다.
지난해 도내에서는 모두 3296건의 교통사고가 발생해 무려 5100명이 부상을 당했다. 2005년 4196명보다 184명(3.7%)이 늘었다. 사고 자체도 2005년 3166건보다 130건(4.1%)이나 증가했다.
더구나 교통사고로 숨진 사람도 약속이나 한 듯이 똑 같이 한 해 108명에 달했다. 이제는 집을 나설 때 “잘 다녀 오라”는 말보다 “차 조심하라”는 말이 더 귀에 익은 인사가 됐다.
그만큼 자동차는 운전자 스스로 사고를 낼 수도 있고, 상대방의 사고에 의해 치명상을 입을 수 있는 도로상의 흉기가 돼 버렸다.
지난 26일 아침 또 대형 교통사고가 발생했다. 제주시 구좌읍 행원리 일주도로 교차로에서 성산관광해양고 통학버스인 J고속관광버스가 승합차와 트럭을 잇따라 들이받아 3명이 숨지고 16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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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현장은 참으로 처참했다. 승합차는 형태를 알아볼 수 없게 찌그러져 뒤집혔고, 통학버스와 트럭은 인근 밭으로 곤두박질쳤다.
확실한 사고 경위는 경찰의 조사가 끝나 봐야 알겠지만, 도대체 어떻게 이렇게 끔직한 대형 교통사고가 발생할 수 있었는 지 경악을 금할 수 없다.
더구나 사고를 낸 관광버스는 학생들을 태운 통학버스다. 학생들을 안전하게 학교까지 태워가야 할 버스가 수 많은 사상자를 냈다.
사고 운전자가 응분의 책임을 지고 처벌을 받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운전자만의 책임이 아니라는 데에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사고를 낸 통학버스 운전자 이 모씨(55)는 사고 후 현장에서 사라졌다가 2시간 여만에 경찰에 검거됐다고 한다. 특히 그는 경찰의 음주측정 결과 만취(혈중알코올 농도 0.185%) 상태였다.
그의 주장대로 사고 후 술을 마셨는지의 여부는 위드마크 공식 등에 의해 혈중 알코올 잔류 시간 등을 조사하고, 술을 구입했거나 마신 장소 등을 수사해 보면 밝혀질 것이다.
음주운전이 자초한 사고였든, 운전 부주의에 의한 사고였든 사고 운전자의 책임뿐아니라 버스회사 측도 운전자 관리 부실의 책임을 면할 수 없다. 학생과 관광객 등 많은 사람을 수송하는 관광버스가 대형 사고를 일으켰다는 사실 자체가 문제인 것이다.
음주운전에 의한 사고일 경우 회사 측의 운전자 관리 소홀 책임은 더 클 수 밖에 없다. 설사. 정상운행 중 운전 부주의로 인한 사고였다 하더라도 회사 측의 책임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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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단속 주무 부서인 경찰 역시 교통사고 빈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올 들어서도 지난 9월 현재 모두 2388건의 교통사고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3588명이 부상을 당했다.
물론 2005년 같은 기간에 비해 사고 건수와 부상자가 각각 87건 및 328명이 줄었다 하나, 미미한 감소율이다. 이 정도로 교통사고의 우려가 많이 해소됐다고 생각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시민들도 “여전히 높은 교통사고”라며 사고 격감대책의 필요성을 제시해 왔다. 과속.신호위반.음주운전 등 운전자들의 교통법규 위반으로 인한 사고가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경찰은 도로별로 러시아워 및 취약 시간대에 경찰관을 고정 배치하고, 시내.외 도로상의 신호위반 운전행위를 강력히 단속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수학여행단 등 대형버스의 안전 수송과 음주운전 집중 단속을 통해 교통사고를 줄여나가겠다고 밝혔었다.
그러나 지난 달 말 현재 71명이 교통사고로 숨졌다. 음주운전에 의한 사망자도 이달 26일 현재 13명에 이르고 있다.
그래도 믿을 곳은 경찰뿐이다. 물론 승용차 운전자와 버스.택시.화물차 등 영업용 차량 운전자들의 안전운전 생활화가 필수적이지만, 이와는 별개로 경찰의 입체적이면서 철저한 교통지도 단속이 선행돼야 한다.
더구나 승용차에 편중된 음주운전 단속의 버스를 포함한 모든 차량으로의 확대가 절실하다. 술을 마시고 도로를 질주하는 버스 등 대형 차량이란,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운전자들이 불편을 느낄 정도의 대대적인 교통사고 방지 대책이라야 교통사고를 줄여나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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