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빈곤론
상대빈곤론
  • 김용덕 기자
  • 승인 2004.09.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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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세상에 나고 자라면서 느끼는 것 중에 하나가 자신의 가진 것을 상대와 비교하는 비교 중심적 사고다. 이 가운데 가장 으뜸이 의식주와 관련된 사고다.
먹고 입고 살지 못하는 가난은 최저한도의 절대빈곤이라고 한다. 반면 보다 잘 사는 사람과 비교해 느끼는 가난을 상대빈곤이라고 한다.

남이야 금송아지를 갖든 말든 내 나름대로 사는 사람은 가난해도 상대빈곤을 느끼지 않는다. 그러나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는 우리네 속담이 말해주 듯 남 나름대로 사는 사람은 아무리 잘 살아도 상대빈곤을 느끼며 살고 있는게 요즘 우리의 현실이다.

▶요즘 무슨 무슨 ‘짱’ 신드롬이 우리나라에 깊고 넓게 퍼져 있다. 이른바 몸짱, 얼짱 등 별별 ‘짱’이 다 있다. 이를 따라하는 젊은 층의 속도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노년층에서는 지금에야 ‘웰빙’이라는 바람을 타고 이른바 ‘오래 살아보자’식의 나름대로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노짱’이 되고 싶은 마음일게다.

생각해보면 이는 모두 현대 사회의 응어리진 불안과 불만의 한 표출이랄 수 있다. ‘너도 하니까 나도 하고’하는 부화뇌동의 바람이 전국을 강타하고 있다. 이 속에서 사회적 생대빈곤을 더욱 부추기고 있는 것이다.

▶문화접변은 충격과 종속을 수반한다. 무엇이 고급문화인지는 모르지만 난생 처음대하는 그 문화는 기존의 문화를 순식간에 종속 또는 질적변화를 낳는다.
이 과정에서 지식층들은 상당한 상대적 빈곤을 경험한다. 오히려 그 아래층은 느낄 수 없을 정도로 먹고 살고 입는 것에 대한 절대적 빈곤 때문에 아무런 감정이 없다.

여기서 우리는 또 하나의 상대적 빈곤을 겪어야만 한다. 우리가 아닌 개별로서의 텅빈 공동체를 말이다. 허무한 일이다.

▶또 하나의 얘기를 하자. 지금 제주에서 일고 있는 특별자치도 그리고 행정계층구조개편문제가 지자체를 중심으로 논란의 거리에 우뚝 서있다.

식자(識者)는 이글을 쓰는 기자를 욕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과연 나에게 욕을 하는 그 사람이 과연 특별자치도와 행정계층구조개편에 대한 타시도와의 비교우위를 어떻게 논할까. 그 속에 제주는 누구고 제주인은 누구일까라는 문답속에서 결과없는 희망의 자유는 말 그대로 자유다. 그 속에 우리는 분명히 서있고 그리고 논객을 자처하는 우리들과의 우위없는 싸움은 이어지고 있다.

어떤 이가 말한 이야기가 생각난다. “나는 나일지 모르지만 상대가 느끼는 너는 항상 미완성이다‘라고. 그렇다. 우리는 미완성일 뿐이다. 완성을 향해 가는 여럿 가운데 한 배 일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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