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失意 극복에 큰 힘 되어 준 '災民 돕기'
[사설] 失意 극복에 큰 힘 되어 준 '災民 돕기'
  • 제주타임스
  • 승인 2007.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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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외지인 성금 답지에 감사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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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달 16일, 폭우를 동반한 태풍 ‘나리’는 제주에 엄청난 인명과 재산 피해를 가져왔다. 제주도 기상 관측이래 최대의 태풍이자 폭우인 ‘나리 수해’는 이재민뿐만 아니라 모든 도민들에게 돌이키기 어려울 정도로 커다란 실의(失意)를 안겨 주고 말았다. 정부는 제주도가 풍수해를 당하자 재빨리 ‘특별재난 지역’으로 선포, 지원에 나섰지만 이재민들에게는 그것이야말로 ‘빛 좋은 개살구’였다. ‘특별재난지역’ 지정으로 인한 정부의 지원은 공공 재산이나 시설피해에 국한된 것일 뿐, 개인의 각종 피해를 복구해 주거나 보상해 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졸지에 가족을 잃었거나 막대한 재산 피해를 입은 수재민(水災 民)들은 망연자실(茫然自失)한 채 발만 동동 구르며 하늘만 쳐다 볼 뿐이었다. 지방자치단체마저 뾰족한 수가 없었다. 예산이 빈약한 터라 재정적 지원에는 한계가 있었다. 기껏 해야 부족한 장비나마 총 동원해서 응급복구에 나서는 게 고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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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할 때 다행히도 십시일반(十匙一飯), ‘태풍 수재민 돕기 성금 모금 운동’이 벌어졌다. 이 모금 운동 기간은 지난 9월 18일부터 이달 19일까지 한 달 간이었지만 그에 관계없이 지금도 계층과 지역을 초월, 전국 곳곳에서 성금들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그동안 도내 거주 도민들은 물론, 미국-일본 등 해외 동포, 전국의 출향 도민에 이르기까지 너도 나도 액수의 많고 적음에 관계없이 모금 운동에 적극 참여, 성금을 보내 주었다. 특히 우리가 잊어서는 안 될 일이 있다. 제주도가 아닌, 다른 지방의 개인-기업-단체들이 적극적으로 제주 돕기에 나선 점이다. 여기에는 수억 원대, 혹은 수10억 원대를 쾌척한 대기업들이 있는 가하면, 동병상련(同病相憐)으로 거액을 보내 온 타 시도의 지방자치단체들도 있었다. 그런가하면 비록 얼마 안 되는 액수지만 실의에 빠진 수재민을 돕겠다는 일념으로 성금을 보내 온 다른 지방의 주민들도 적지 않았다. 더구나 이들 가운데는 고사리 손들도 많아 제주도민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엊그제 서울시 교육청이, 상경한 김태환 지사를 통해 제주도교육청에 전달한 수재의연금 6억 원도 그 중의 한 예이다. 제주도민들과 아픔을 함께하기 위해 서울시 교육청 소속 교직원들은 물론, 각 급 학교의 고사리 손들이 함께 정성을 모아 보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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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이렇게 모아진 성금이 무려 181억 원이다. 그리고 모금 기간이 훨씬 지난 지금도 성금이 계속 답지하고 있다고 한다. 실의에 빠진 이재민들만이 아니라, 도민들이 어려움을 극복하는 데 큰 힘이 되기에 충분한 이웃 사랑이요, 민족 사랑이다. 성금을 보내준 모든 도민, 모든 해외 동포, 모든 출향 인들도 더없이 고맙지만, 특별한 연고도 없는 타 시-도 주민, 기업, 단체, 행정기관, 그리고 고사리 손들의 단성(丹誠)에 우리는 제주도민을 대신해서 진심으로 감사한 마음을 보내 드린다. 제주도 당국도 이를 다소나마 보답한다는 뜻에서 성금의 적절하고도 투명한 배분을 위해 각계각층 20명으로 ‘특별의연금 배분심의위원회’를 구성, 무사 공정(無私 公正)한 집행에 노력하기로 했다는 소식이다. 당연한 조치다. 그렇지 못한다면 그것은 성금을 보내준 모든 분들에 대한 배신이다. 우리 제주도민들도 타지방민들의 제주 사랑을 오래 간직해 두면서 만약 그들에게 불행이 닥쳤을 때는 보은하는 일을 결코 잊지 말아야 할 줄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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