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평시평] SHOW를 해라
[세평시평] SHOW를 해라
  • 제주타임스
  • 승인 2007.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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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OW를 해라.” TV만 틀면 나오는 핸드폰 광고 문구다. 요즘 대선후보들도 쇼 아닌 쇼를 하고 있는 걸 보면 광고효과가 분명 위력적이긴 한 것 같다.

우리나라는 4년마다(총선) 혹은 5년마다 (대선) 대회도 아니고 축제도 아닌 그렇다고 진짜 쇼도 아닌 이상한 쇼판이 벌어진다. 금년은 5년마다 돌아오는 대선 쇼판이 지금 막 한창 벌어지고 있다.

시장 한복판에서 소박한 표정을 지으며 물건 값을 알아보기도 하고 일 좀 할 줄 안다고 논두렁에서 콤바인도 몰아보기도하고 평소 안하던 행동을 하며 쇼를 하고 있다.

정치꾼들은 국민들 앞에서 “국민을 위하여” 라고 외치며 된말 안된 말 엄지손가락 귀구멍에 안 들어갈 말로 목이 터져라 외치며 미친 듯이 쇼를 하며 사람이 모이는 곳이라면 귀신같이 알아내고 동분서주 돌아다니고 있다.

이번 대선에 승리하기 위하여 각 정당들은 별별 정치쇼를 하고 있는데 그 쇼를 보면 웃기고 닭살돋을 정도로 재미있고 추하기 짝이 없다.

웃기고 재미있는 것도 정치꾼들에게 어울리지 않거니와 거기에다 추하기까지 하니 보아온 게 있고 알거 다 아는 국민들이 좋게 볼래야 볼 수가 없다.

피와 살을 떼어주고 간까지 내어 주어도 아깝지 않겠다던 절친한 당동지들 끼리 막강한 권력을 앞에 놓고 두 눈에 쌍심지를 키고 서로 맞붙어 할퀴고 헐뜯고 긁어내려 짐승처럼 물고 물리는 것을 국민들은 객관적 입장에서 아주 잘 감상하고 있다.

밥맛이 떨어졌다며 눈살을 찌푸리는 국민들이 있는가 하면 반대로 저들끼리 하는 짓이 하도 우스워 코미디쇼 보다 재미가 더 쏠쏠하다는 국민들도 없지 않다.

그러나 대다수의 국민들은 걱정들을 하고 있다. 선거는 쇼일진 몰라도 국정은 현실인데 어떻게 저런 사람들에게 나라를 믿고 맡길 수 있을 것인가? 그것이 크게 걱정이 된다는 국민들의 하나같은 목소리다.

이들이 말하는 코미디 아닌 코미디 쇼를 보면 하나같이 같은 말들을 하고 있다. “oo당 oo을 이길 수 있는 사람은 저 oo당 oo 뿐입니다. 그리고 틀림없이 대통령이 될 것을 국민여러분께 약속드립니다.” 그런 후보들이 있는가 하면 이런 후보도 있다. “제가 대통령이 되면 10가지 걱정 없는 나라로 만들겠습니다. 교육비 걱정 없는 나라, 일자리 걱정 없는 나라...” 대선에 틀림없이 승리하여 대통령이 될 것을 국민들 앞에 굳게 약속드린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어디 그 뿐인가? 하나같이 상대방은 비양심적이고 부도덕하여 형편없는 반칙쟁이고 자기는 양심적이고 떳떳하고 온갖 능력을 다 갖춘 대통령 자격이 있는대통령감이라고 내세우고 있다. 내세우는 것까지는 그래도 봐줄만 하나 문제는 그것이 아니고 양치기소년처럼 그때 그때 거짓말을 밥먹듯이 한다는 것이다.

국민들 앞에 놓고 자기가 대통령이 될 것을 어떻게 국민들에게 굳게 약속한단 말인지 따놓은 당상마냥 약속까지 해 놓고 대선에 떨어진 후보는 무슨 사기꾼에다 거짓말쟁이가 될 판이다.

10가지 걱정 없는 나라를 만들겠다? 그 사람 말대로라면 그거야말로 지상낙원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그런 나라는 내가 알기론 세계 이 지구상에 단 한 나라라도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있다면 그건 아마 꿈속의 나라요 상상의 나라다.

현실을 무시하고 꿈을 꾸고 있는 것이다. 국민들은 이 소리를 듣고 정신 나간 미친놈 사기꾼들의 터무니없는 황당무계한 엄지손가락 귀에 안 들어갈 말만 골라하며 쇼를 하다 보니 정말 미쳐 버린 것 아니냐는 사람들이 많다.

“쇼를 해라. 쇼를...” 대통령자리 앉아보려고 두 눈에 쌍심지를 켜고 미친 듯이 전국을 누비며 공약(公約) 아닌 공약(空約)을 터진 입이라서 무책임하게 쏟아 부으며 전국투어쇼를 하고들 있는데 쇼보다도 대통령자격부터 갖춰야 할 것이다.

개나 돼지나 모두 대통령이 되겠다고 하면 곤란하다. 우리 국민들의 수준을 어떻게 알고, 지금 배울 만큼 배웠고 알만큼 알고 있는 매우 영리하고 판단력 있는 수준 높은 국민들임을 그들은 왜 모르는가?

“민심은 천심”이라고 하였다. 인터넷이다 UCC 동영상이다 뭐다 검지손가락으로 똑각 클릭 한번으로 정치꾼들 머리 꼭대기위에 앉아 내려다 보고 있는 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정치꾼들이 정신을 차리려면 아직 멀었다는 얘기다.

어쨌거나 대통령선거가 12월19일이고 보니 앞으로 얼마 남지 않았다.

정치꾼들도 이제 쇼를 그만하고 지금 부터라도 할 공약 못 할 공약 가려서 해야한다. 국민들도 이번만큼은 정말 정치꾼들의 쇼에 넘어가지 말고 제대로 귀중한 한 표를 잘 골라 찍어야 한다.

뻔한 레퍼토리, 소재가 바닥난 졸렬한 쇼는 이제 국민들도 원치 않는다.

고  길  지
소설/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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