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 하루 손님 25명에 상주직원 85명
한국공항공사가 운영하는 제주공항과 김포. 김해 공항 등을 제외한 전국 10개 지방공항이 적자에 시달리고 있다. 이 때문에 제주도민들의 뭍나들이와 관광객들의 제주공항 이용으로 벌어들인 막대한 수입이 이들 적자 공항에 손실을 보전해주고 있다. 이 때문에 제주공항과 함께 이익을 내는 김해공항만 한국공항공사의 ‘봉’ 이냐는 지적마저 일고 있다. 한국공항공사가 건설교통부를 통해 국회 건설교통위원회에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제주공항은 2003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동안 무려 606억6500만원의 당기 순이익을 냈다.
적자에 시달리고 있는 지방공항의 실태를 국정감사 자료와 언론 등을 통해 살펴본다
양양공항과 목포공항 등 10개 공항은 2006년 401억500만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이들 10개 공항에서 하루에 1억원 이상씩 의 적자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1년 전인 2005년 339억6천만원에 비해서도 61억4천500만원이 늘어난 것이다.
양양공항은 4억9천800만원의 수익을 올린 반면, 시설관리비로만 무려 133억8천800만원이 들어가 무려 128억원의 적자를 냈으며, 여수공항은 58억, 포항·울산·청주공항도 43억원씩의 적자를 냈다.
항공기 운항횟수를 보면 양양공항은 2006년 1천18회, 군산공항은 1천194회, 원주공항은 694회, 목포공항은 480회에 그쳤다. 이들 공항들은 기껏해야 하루에 2~3차례 운항해 공항으로서의 기본적인 기능도 하지 못한 채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에 있다.
하루 왕복 한 편씩 운항중인 목포공항은 하루 이용객이 25명에 불과하지만 항공사와 협력업체 직원, 경찰, 군인 등 상주인원은 85명이나 된다. 탑승인원(내리는 인원 포함)을 연간으로 환산하면 9천125명으로, 목포공항이 이들로부터 거둬들이는 1인당 4천원씩의 공항이용료는 모두 1천800여만원에 그쳐, 공항공사 직원 한 명의 평균임금 6천200여 만원에도 못미친다.
이와 함께 연평균급여를 4천만원만 쳐도 건교부 직원과 경찰 등 26명의 상주 공무원들에게 들어가는 예산만 10억원이 넘는다.
강원도 양양공항은 하루 이용객이 76명인데 비해서, 항공사와 협력업체 직원, 경찰 등 상주인원은 180명이나 되며 이중 공무원은 12명, 공항시설 유지보수 인원만 123명에 이른다. 탑승객 1명을 위해 공항 상주인원 2~3명씩 배치한 것으로, 배보다 배꼽이 더 큰 것이다.
군산공항의 경우도 하루 이용객 378명에 상주인원이 69명, 원주공항은 하루 이용객 170명에 상주인원은 35명이다.
지방공항들이 만성적자에 시달리고 있는 이유는 정확한 수요예측에 의한 공항건설보다는 선거를 의식한 정치인의 입김과 지역 이기주의가 가세하는 등 정치논리가 우선했기 때문이다. 지방공항 유치에 해당 지역 출신 국회의원들의 입김이 크게 작용해왔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한국교통연구원 김연명 항공교통연구실장은 "진짜 필요한 공항들 위주로 운영되면 좋은 데, 우리나라에 15개의 공항은 많은 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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