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하연합회 출하조절기능 미흡 '문제'
15일부터 첫 출하된 올해산 극조생 감귤 값이 전년대비 호조를 보이면서 쾌조의 스타트를 보이고 있다.
제주도감귤출연합회에 따르면 올해산 극조생이 첫 출하된 15일 1454t이 나간데 이어 16일 1402t이 출하됐다.
국내에서 가장 규모가 큰 서울가락도매시장에서의 15일 이뤄진 평균경락 가격은 10kg 기준 1상자당 평균 2만400원, 16일에도 2만원에 거래됐다. 이는 전년동기 1만2000~1만5000원보다 높은 가격이다.
농협 관계자는 “앞으로 열매솎기가 제대로 이뤄지고 출하조절과 품질관리를 철저히 할 경우 좋은 가격대를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그러나 첫 가격대가 호조세를 보이면서 농가들이 열매솎기를 기피할 가능성이 높아 이 부분이 가장 큰 관건”이라고 말했다.
가장 큰 문제는 체계적인 출하조절기능이 없다는데 있다. 가격이 호조세를 이어갈 경우 농협을 통한 계통출하를 기피, 좋은 가격대를 부르는 산지-상인간 거래에 따른 일시적 홍수출하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은 게 사실이다.
제주도출하연합회 관계자는 “농협을 통한 계통출하는 자체 수급조절이 가능하지만 사실상 산지-상인간 이뤄지는 물량에 따른 과잉출하 문제는 이렇다할 강제규정이 없다”며 “이 부분이 가장 큰 문제”라고 말했다.
즉 홍수출하를 막을 수 있는 기능이 사실상 출하연합회는 없다는 얘기다.
제주도출하연합회는 행정부지사가 위원장으로 있으면서 행정과 생산자단체 등으로 구성됐다. 그러나 그 기능은 출하물량과 가격을 고시하는 정도로 그치고 있는 상태다.
때문에 출하연합회의 위상제고와 홍수출하 및 수급조절기능을 부여하는 방안(강제조항)이 절대적으로 시급한 실정이다. 이 문제가 해결되면 사실상 유통명령도입은 더 이상 필요없다는 게 중론이다.
17일 오전 서울가락시장을 찾은 제주도와 농협, 언론인 등으로 구성된 방문단은 이 같은 인식에 공감했다.
이날 극조생 경락가격은 1만4000원~2만2000원대로 높게 형성됐다. 가락시장 경매사의 도움도 컸다.
당도 9브릭스이상 산도 0.6~0.8%로 당산비도 적당, 맛있다는 분위기가 형성된 것도 좋은 가격을 받을 수 있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문제는 계통출하 2곳과 상인출하 4곳 등 총 6곳에서 비상품감귤이 도출, 최하위가격대를 형성, 전체적인 분위기를 떨어뜨렸다.
이날 가락시장 관계자와 유통인대표, 청과시장 대표들로 구성된 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은 △비상품유통 원천차단 △홍수출하 금지 △푸른색(靑氣) 도는 감귤 출하 금지 △산지-상인거래 차단 등을 주문했다.
도매시장 관계자는 “산지와 상인거래를 통해 좋은 물건은 다 빠지고 도매시장에는 하품만 온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비상품이 출하될 경우 감귤 값 하락은 불 보듯 뻔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현홍대 제주농협본부장은 “비규격상품 상정시 거부해 줄 것”을 도매시장 관계자에게 공식 건의했다.
과연 올해산 노지감귤의 산뜻한 첫 출발이 마지막까지 이어질 지 관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