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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가 많으면 사회가 불안하다. 모든 범죄가 다 그렇지만, 절도.폭력.강도.강간.살인 등 5대 범죄는 시민의 안전을 위협하고, 행복을 짓밟는 범죄들이다.
특히 이들 범죄 가운데서도 강도와 강간, 그리고 살인은 반인륜적이고, 흉악한 범죄들이다. 이들 범죄가 사라져야 평온하고 안락한 사회가 유지될 수 있다.
적(敵)을 상대로 해서 벌이는 것만이 전쟁이 아니다. 범죄 척결을 위해서도 전쟁을 벌인다. 한 때 정부 차원에서 전개됐던 이른바 ‘범죄와의 전쟁’이 그것이다.
모든 사람이 간절히 바라는 안전한 사회란 재화(財貨)의 풍족에 앞서 범죄가 없는 사회다. 아무리 넉넉한 사회라도 시민들이 신변에 위협을 느끼는 사회는 건강한 사회가 아니다.
고(故) 양지승 어린이 약취.유인 살인 사건과 가정집 여주인 강도.살인 사건은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다. 어린 새싹과 무고한 시민이 잔인한 범죄에 의해 무참히 희생당했다.
이런 반인륜적인 흉악 범죄가 더 이상 발을 붙일 수 없도록 하는 사회를 만드는 일이야 말로 오늘을 사는 모든 사람들에게 주어진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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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이 제주는 많은 사람이 편히 쉬었다 가기 위해 찾아 오는 관광지이다. 이들이 가장 불안해 하는 점 역시 범죄다. 이들의 안전하고 즐거운 여행을 위해서도 강력 범죄는 근절돼야 한다.
올해 5대 범죄 발생률이 1년전에 비해 6%나 줄었다니 그나마 다행이다. 제주지방경찰청은 올 들어 9월까지 도내에서 발생한 5대 범죄는 모두 5820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6191건에 비해 371건(6%)이 감소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절도와 폭력의 감소 폭이 조금 컸을 뿐, 흉악 범죄인 강도(33건), 강간(70건), 살인(14건) 범죄는 각각 1~2건이 줄었을 뿐이다. 이 정도의 미미한 수치만 갖고 강력 범죄가 줄었다고 말할 수는 없다.
이들 범죄가 전혀 발생하지 않았다거나 절반으로 낮아졌다면 모를까, 1~2건 정도 줄어든 것만으로 범죄 감소를 말하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시민들은 5대 범죄가 줄었다는 발표에도 여전히 불안감을 떨쳐버리지 못 하고 있다. 불안한 사회는 아직도 진행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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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든, 절도.폭력 범죄가 감소한 것은 경찰의 집중적인 방범활동과 함께 강화된 검문검색과 무관하지 않다. 하루 평균 3390건의 검문검색을 통해 수배자 등 범법자 7~8명을 검거했다. 전에 비해 검문검색도 늘었고, 검거 인원도 증가한 게 사실이다.
그러나 미궁에 빠진 살인사건 등 아직도 범인을 검거하지 못한 사건이 많다. 오래 전 제주시내에서 발생한 모 변호사 살인 사건과 지난해 원룸 여인 및 술집 여주인 살인 사건은 여전히 미제로 남아 있다.
경찰이 꼭 범인을 검거해야 할 이유는 처벌도 처벌이지만, ‘범인은 반드시 검거된다’는 사실을 시민들에게 입증하기 위해 절대 필요하다.
시민들은 사람을 죽인 살인범 등 흉악범이 잡히지 않고 거리를 활보하는 사회에서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이 두렵고 불안해질 수 밖에 없는 일이다.
절도.강도.강간범도 신속히 검거돼야 한다. 그래야 고통받는 피해자와 가족들이 그나마 위안을 찾을 수 있다. 제때 범인을 체포해 사법 처리하고, 어떤 형태로든 피해가 회복되도록 적극 유도해야 한다.
범인을 놓치면 제2, 제3의 모방 범죄 등 또 다른 유사 범죄가 발생할 여지도 있다. 경찰은 과학수사 등 선진 수사 기법을 개발하거나 도입해 특히 미궁에 빠진 살인 사건을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
미제사건의 해결과 방범 강화 등을 통한 예방 및 단속이 삼위일체가 돼야 경찰이 추구하는 치안이 확립돼 비로소 평온한 사회가 유지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