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평시평] 태풍 '나리'의 교훈
[세평시평] 태풍 '나리'의 교훈
  • 제주타임스
  • 승인 2007.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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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나리’는 생존한 도민의 경험으론 가장 큰 규모의 위력으로 큰 피해를 입힌 태풍이다. 가장 짧은 시간에 가장 많은 비와 바람이 분 태풍이기도 하다. 신문제목도 ‘제주 섬 초토화‘이여 일종의 ’재앙‘이라고 붙였다. 기상대는 16일 저녁에 태풍이 제주에 도착한다고 했다. 그런데 오후1-3시 사이에 물 폭탄이라고 할 정도로 시간당 100mm이상 쏟아 졌다. 제주시는 420mm, 한라산은 790mm라고 했다. 제주는 산고 해저의 원추형인 섬으로 이번 비바람의 규모는 불가항력적인 요인으로 대처능력의 한계를 넘어섰다. 밤 시간이었다면 피해규모는 엄청 컸을 것이다. 비와 함께 바람은 나뭇가지와 잎을 발생시켜 모든 수로를 막음으로 피해를 가중시켰다. 또한 진흙의 발생은 정비를 어렵게 했다. 도로는 하수도가 되고 하천용량이 적어 범람했다. 덩달아 정전, 단수, 교통신호고장 등으로 도심은 아수라장이 되었다. 집중피해대상은 저지대, 하천변·복개병목·도로T자형 교차점 동이 심했다.

인명피해도 사망만13명이다. 이 중에는 부부와 모녀가 함께 사망한 경우도 있다. 딸이 어머니에게 차내에서 전화를 하다 차속에서, 어머니 눈앞에서 아들이 물에 휩쓸리는 등 가슴을 아프게 했다. 재산과 농산물피해, 정신적 피해도 엄청났다. 노후주택의 상대적으로 피해가 커 가난의 고통을 가중시켰다. 정부의 특별재난지역선포와 지원도 한계가 있다. 앞으로 방수시설기준은 과거보다 높은 기준과 바른 공법을 선택하라는 교훈도 안겨준 태풍이었다. 군의 지원도 대단했다.

피해확대 이유

피해의 첫째 주범은 지구온난화로 인해 슈퍼태풍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둘째는 부정확한 기상예보에 예보보다 강한 바람을 동반한 물 폭탄의 내습이다. 셋째는 유비무환의 부족이다. 태풍에 대해 관·민이 너무 방심하고, 물 관리기반시설을 너무 믿었다. 넷째 모든 도로, 하천, 인도, 방호시설이 규격·자재·공법시행·시공의 부실한 경우다. 곶자왈 지역의 개발로 골프장 확대, 숨골차단, 도로가 자연을 어긴 개발, 하천복개와 하상의 정비부실, 대도와 세도의 부조화 등이란 전문가와 언론의 일관된 지적이다. 하천복개상태를 보면 병목지역이 파괴가 심하고 주택은 하천이나 저지대의 요철예각부분이 심하고, 특히 노후주택이 집중적인 피해를 입었다. 공사의 공비계산의 짠 것도 한 원인이다.

재해에 대한 소고

필자는 관직에 있을 때 미국·캐나다·일본의 재해대책관리 실태를 시찰할 기회가 있었다. 미국의 허리케인연구소, 일본의 방재연구소, 캐나다의 재해대비상황을 보고 얻은 점을 기억해본다.

여기서 들은 이야기는 직강공사를 피하라, 수로는 병목을 없애고 원령을 지키라, 도로는 물을 고르게 분산하게 설계하고 시공하라, 강수량의 용양관리를 잘하라, 국민은 비가 오면 자기 집 침수만 막지 말고 공동대처인식을 가도록 계도하라. 학교나 공공시설은 물이 잠겨도 피해가 없는 범위에서 물이 지하로 스며들도록 가두라. 하상정리를 강수 전에 하라, 빚 물을 최대한 받아서 수량을 줄이고 그 물을 활용하라.

미국 훌로리다 주민은 수해비상식량을 항시 준비 비축하고, 일본국민은 방재훈련의 생활화다. 캐나다에선 설해방재용으로 다양한 종류의 현대장비와 제설소금비축창고의 엄청난 규모 등에 놀랐다.

우리는 재해가 나면 수선을 피다가 내일은 내일이란 인식으로 잊어버린다. 행정기관창고에 방재장비는 얼마나 있으며 자재비축은 얼마인가? 부끄러울 수준이다. 방재교육을 한다면 얼마나 국민이 호응할지 의문이다. 이런 자세에다 장재예산투입도 우선순위에 밀린다.

허리케인연구소에서 이웃나라 일본이 매년 태풍으로 엄청난 피해를 입고 있는데 태풍차단방안은 없느냐고 물었다. 소장 왈 “일본은 태풍의 피해보다 그로 인한 수자원 확보, 환경청소, 국민자각 등 얻는 게 더 많다며 태풍을 받아드린다고 했다. 우리는 마을의 기존 연못이나 곶자왈, 집수지역을 잘 보존하고 한라산 주위에 위성 대형저주지조성도 절실하다. 건축물의 빚 물 활용을 의무화한 제도마련, 건축설계와 허가에 연계하고, 빚 물 저장과 생활용수 유도가 필요하다.

이번 태풍을 통하여 피해와 대비에 근본적인 원인을 찾고 긴 안목에서 대처하는 지혜가 요구된다. 물론 이론과 현실은 다르나 접근노력은 필요하다. 재정의 한계, 기술의 한계, 협동의 한계 등을 하나씩 극복하는 관과 도민적인 노력이 절실하다. 우선순위마련, 과감한 실천으로 다음재해에 지금부터 대비하자.

김   계   홍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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