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박이 접안하고 화물을 적치 이송하는 항만 부두내에 호텔 쇼핑몰, 대형할인점 등이 들어설 수 있을까. 제주도해양수산본부가 이같은 시설물들이 들어서 상권을 활성화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항만재개발 계획을 추진하고 있어 과연 현실에 맞는 계획인지 항만주변으로부터 의아심을 사고 있다.
제주도(해양수산본부)는 11일 ‘항만과 그 주변지역의 개발 및 이용에 관한 법률’에 따라 1차 제주항 재개발 기본계획을 고시했다.
항만재개발은 노후하거나 유휴상태에 있는 항만과 그 주변지역을 효율적으로 개발하여 항만기능을 합리적으로 재편하고 항만과 인접한 도시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추진하는 사업으로 해양수산부의 정책에 의한 것이다. 해양수산부는 제주항 인천항 목포항 등 전국 10개 항만을 대상으로 이같은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제주도는 이에 따라 제주항 1부두에서 6부두에 이르는 부두 전 지역 51만8500평방미터를 대상 부지에 주상복합, 비즈니스 호텔, 크루즈 터미널, 쇼핑몰, 대형 할 일점, 전문상가, 일반 및 국제오피스텔, 공연장, 광장 등의 시설을 유치할 방침이다.
하지만 이같은 당국의 계획은 현 제주항 부두의 현실을 외면한 채 일방적인 중앙정부의 정책과 지시에 의해 이뤄진 것으로 지적된다.
현재 제주항 내 물양장은 카훼리 여객선 10여척이. 접안하고, 여객은 물론 하루 수백톤의 화물들을 양.적하 처리하는가 하면 이들 가운데 상당수 화물은 부두 물양장에 그대로 야적하고 있기도 하다.
더구나 제 5부두 화물선 전용 부두에는 양회(시멘트), 모래를 취급하고 있어 바람이 조금만 불어도 이들 화물을 퍼내리는 과정에 양회와 모래가루가 날려 부두주변을 더럽히고 있는 실정이다.
게다가 가스,유류를 하역하는 위험물 (취급) 전용부두가 있어 만일 폭발사고라도 나면 엄청난 인명. 재산 피해 등 재난을 불러올 가능성이 많은 형편이다.
이처럼 각종 위험요소 등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거나, 바다를 매립해 만든 부두에 대형 시설물을 유치하겠다는 것은 탁상계획이란 지적을 면할 수 없게 됐다.
당국은 화물선들을 애월항을 이용토록 현재의 애월항 화물선 부두를 확장, 이곳으로 화물선들이 접안하도록 하겠다고 말하고 있으나 현재에도 애월항으로 나가려는 화물선들이 별로 없는 실정이다.
당국은 항만재개발로 인해 항만과 주변지역의 신 도시 공간화 등 도시기능 활성화를 도모하고 주변지역과 연계한 재개발 추진으로 개발 시너지 효과가 발생되는 등의 효과를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2011년 제주외항 1단계 사업이 마무리되면 제주항 접안 선박들의 접안장소가 제주외항으로 이동, 현 제주항 기능이 분산됨으로서 이같은 개발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현재 제주항 주변 건입동 일대 상권이 완전히 죽어있는 가운데 제주항 물양장 내에 이같은 대형 관광. 상업 시설물들이 배치될 경우 과연 상권이 살아나 도시화가 촉진될지도 의문이다.
한편 제주해양수산청 출신들이 모임인 제주해양회 간부들조차 이같은 계획에 대해 “현실성 없는 사상누각의 계획”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