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제주를 마약으로부터 보호하자
[사설] 제주를 마약으로부터 보호하자
  • 제주타임스
  • 승인 2007.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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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책임은 경찰 등 당국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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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濟州島)는 이미 국제적 관광지로 각광을 받고 있다. 그뿐이 아니다. 10개년을 계획기간으로 설정, 국제자유도시로 조성해 나가고 있는 데, 그 절반 기간이 지나가고 있다.

이러한 제주도 환경의 개방형적 큰 변화는 마약 사범 침투에 안성맞춤이기도 하다. 특히 제주도의 인근 해상은 중국 등 마약 밀매단의 루트이다. 그들이 마음만 먹는다면 제주도로의 침투는 언제든지 불가능하지 않다. 그만큼 제주도는 여러 가지 여건상 마약의 위협 앞에 노출돼 있는 것이 사실이다.

아니, 현실적으로는 위협의 선에서 끝나지 않고 크고 작은 마약사범들이 그동안 끊임없이 당국을 괴롭혀 왔다. 그로 인한 도민들의 피해도 적지 않다. 심지어 그 예가 흔치는 않으나 가정에까지 침투했던 일도 있어 당국은 물론 모든 도민들이 경각심을 갖지 않으면 안 된다. 제주 경찰에 마약사범 전담 기구가 생긴 것이 그리 오래된 일이 아니다. 제주를 마약으로부터 보호해야 한다는 경찰의 절실한 깨달음의 소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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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경찰이 적발한 마약 밀반입 및 투약사건도 그동안 제주에서 있어 온 그 많은 마약 사건 중의 한 예에 지나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번 사건은 과거의 어느 사건보다도 우려할만한 내용들이 여럿 있다. 우선 밀반입한 필로폰이 시가 4억5000만원어치 90g으로서 3000명에게 투약할 수 있는 비교적 큰 규모라는 것 외에도 도내 조직폭력이 2명이나 가담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지방 토종 폭력조직이 마약에 손을 댔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다음은 범인들이 일정기간 무료로 필로폰을 피해자들에게 제공, 먼저 중독 시킨 다음에 비싼 값을 받고 마약을 제공해 왔다는 사실이다. 이 얼마나 가공할 일인가. 일반인의 마약에 대한 호기심을 악용, 마약으로부터 헤어날 수 없게 만들어 놓고 돈을 갈취, 몸 망치고 재산 망치게 한 그들의 수법이야말로 악랄하기 이를 데 없는 신종 수법인 셈이다.

앞으로도 계속 마약사범이 토종 폭력조직에 침투하고, 선량한 도민들의 호기심을 자극, 고의적으로 마약 중독자를 양산, 장사를 하는 범죄자들이 늘어 간다면 제주도에 예상 밖의 큰 피해를 던져 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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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사건을 보면서 우리는 앞으로 제주도가 마약으로부터 철저히 보호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 확신을 갖지 못한다.

제주 경찰 등 당국이 언젠가 있을지 모를 제주도 토종 폭력조직과 일본-중국 등의 폭력조직이 연계된 마약 범죄행위를 철저히 차단할 수 있을지 의문이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국내외 마약 사범들의 유흥가 침투나 선의의 일반도민에 대한 유혹을 사전에 예방할 수 있는지도 문제이다.

속성상 마약으로 인한 범죄는 한번 창궐(猖獗)하기 시작하면 좀처럼 뿌리 뽑기가 어려워진다. 중국의 국가적 고민 중의 하나가 마약 문제였음이 그것을 잘 말해 준다.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제주도는 우리 도민들과 관계 당국의 협조 아래 마약으로부터 철저히 보호 돼야 한다. 그 일차적인 책임은 도민에 앞서 경찰 등 관계 당국에 있음은 말할 필요가 없다.

경찰이 책임을 다하기 위해서는 사건 발생 전 감시활동이 활발해야 하고, 일단 범죄가 발생했으면 즉각 검거, 그 뿌리를 찾아내 도려 내야한다. 여기에는 이번 사건도 해당돼야함은 당연하다. 만약 제주도가 마약으로부터 보호되지 못하고 상습 피해지역화 하는 날이 온다면 그 때는 국제자유도시도, 국제적 관광지도, 그리고 특별자치도도 아무런 의미가 없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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