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은 3일 백화원 초대소 영빈관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첫번째 정상회담을 갖고 김위원장과 "분명하게 평화에 대한 의지를 확고하게 확인했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1차 정상회담을 마친 뒤 평양시내 옥류관에서 수행원, 기자들과 함께 오찬을 하면서 "오전에 (정상회담) 숨김없이 진솔하게 얘기를 나눴다. 분명하게 평화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확인했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긍정적인 합의가 있어야 되겠다는 것에 대해서 미래 위한 합의가 있어야 되겠다는 것에 대해서 합의했다"며 "논쟁이 따로 없었다"고 덧붙였다.
또 "정상회담이 세계에 주는 메시지가 있었다"며 "한반도가 더 이상 말썽의 지역 불안의 지역으로 남아 있어서는 안 된다는 메시지를 주었다"고 평가했다.
노 대통령의 이같은 언급은 한반도 평화체제 문제에 대해김 위원장과 깊은 대화를 나눴음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노 대통령은 김 위원장에게 북한 핵시설의 불능화 이후, 4자회담 등을 통해 평화체제를 논의하면서 남북이 주도적으로 평화체재 문제를 해결해 나갈 것을 촉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의 직접적인 언급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지만, 노 대통령의 설명을 감안할 때 긍정적인 대화가 이뤄진 것으로관측된다.
노무현 대통령은 그러나 대화과정에서 남북 간의 '불신의 벽'도 확인했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한 가지 솔직히 벽을 느꼈다. 남측은 신뢰하고 있는 사안에 북은 의심을 가지고 있는 부분이 있다. 불신의 벽이 있었다"며 "예를 들면 개혁 개방에 대한 불신과 거부감"이라고 설명했다.
노 대통령은 "개성공단의 경우, 우리식의 관점이 북에서 볼 때는 남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은 '역시사지'하지 않은 표현"이라며 개성공단의 성과를 얘기할 때도 '역지사지해야 겠구나 생각했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또 "일본과 중국 사이에 끼어 한국경제가 그런 상황에 있다는데 샌드위치에 끼어 있으니까 우리의 마음이 급하지만 바쁠 수록 천천히 하자고 국민들에게 그렇게 얘기하고 싶다"며 "불신을 제거하는 방향으로 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한편 노무현 대통령이 평양에 하루 더 머물다 가라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제안에 대해 당초 일정대로 3일 귀국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노 대통령이 김 위원장의 제안을 수용하지 않은 이유는 아직 전해지지 않았지만 의전과 경호 등 실무적 문제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노 대통령은 3일 오후 백화원 영빈관에서 속개된 남북정상회담 2차회의에서 김 위원장으로부터 체류기간 연장 요청을 받고 "큰 일은 제가 결정하지만 작은 일은 내가 결정 못한다. 경호 의전 등과 상의해봐야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한편 남북 정상은 이날 2차례의 단독회담 합의사항에 대해 4일 오전 선언 형식으로 발표할 계획이다.
[노컷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