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르포] 태풍 '나리' 피해복구 마무리 단계 돌입
육군 공병대대 '맹활약'
[현장르포] 태풍 '나리' 피해복구 마무리 단계 돌입
육군 공병대대 '맹활약'
  • 임창준
  • 승인 2007.09.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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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지역에 큰 피해를 준 태풍 ‘나리’의 피해 복구가 마무리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여기에는 해방 이후 처음으로 제주 복구현장에 투입된 육군 공병대대의 활동도 큰 몫을 하고 있다. 기자는 이들 공병대대가 활동하고 있는 현지를 찾았다.
경북 영천에 소재하고 있는 육군 1117공병단 183대대(대대장 이원훈중령)가 관할을 벗어나 대민지원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대대는 굴삭기와 덤프트럭, 페이로더 등 20여대의 중장비와 200여명의 군병력을 투입, 조속한 피해복구를 위해 휴일도 잊은 채 복구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보름에 걸친 복구활동 중 단 하루, 추석날이였다. 숙소인 한라체육관에서 단체로 차례를 지내고 땀과 빗물에 찌들인 옷을 빨고, 몸을 쉬며 다음 날의 활동을 준비했다.
더욱 공병대대는 중장비는 물론, 토목과 건설 등의 고급 기술 인력을 보유하고 있는데다, 어떤 형태의 피해복구에도 즉각 대응할 수 있는 태세가 돼있어 이번 복구현장 활동이 한층 돋보인다.
가는 빗줄기가 내리는 29일 아침, 조천읍 신촌리 박모 씨(70) 소유 1,000여평의 감나무 하우스. 바람에 날려 가버려 지붕도 없는 하우스에서 비를 맞으며 일하고 있는 이 대대 1중대(중대장 정상일대위) 대원들의 복구활동은 민첩했다. 28일부터 이곳에 투입돼 바람에 찢겨나간 비닐을 제거하고 휘어진 쇠파이프를 바로 세우는 일을 하고 있다.
이 부대는 제주에 투입되자 말자 용담동과 외도동, 서문시장 지하주차장 등 침수가옥 현장에서 심한 악취속에 진흙과 뻘을 퍼내고 가구를 들어 올려 말리는 고난도 작업을 벌인데 이어 이날 신촌리의 파손된 비닐하우스 현장에 투입돼 비닐과 하우스를 철거하고 있는 것.
정상일 중대장은 “피해를 당해 마음이 아프고 어려울 텐데 작업에 나선 부대원들에게 ‘고맙다’ ‘고생한다’면서 격려해주고 뭐 하나라도 챙겨주려는 주민들의 마음에 고맙고 한편으론 안타까운 마음도 앞선다”면서 완전한 마무리 작업을 하지 못한 채 이제 오늘(30일)로 활동을 중단케 됨을 아쉬워했다.
그는 “외도동에서 침수가옥 복구활동 때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대원들의 손을 잡으면서 ‘고맙다’라는 말도 제대로 못할 정도로 진심어린 감사의 눈물을 글썽일이 솔솔한 인정의 미를 느낄 때 대민지원사업에 보람을 느꼈다”고 털어놓는다.
같은 시각, 신촌리 2703번지 고구봉씨 소유 1,800평의 신촌백합농장. 물에 잠겼던 백합이 서서히 말라 폐작된 비닐하우스에서 이대대 2중대(중대장 윤성식대위)장병들이 비닐하우스 철재와 비닐을 철거하고 있었다.


29일 저녁을 기해 태풍 나리 복구지원활동을 마쳤다. 30일엔 장비와 병력을 정비하고, 10월 1일에는 대한적십자사 제주도혈액원에 혈액을 헌혈한다.

○…이들 공병대 대원들은 지난 19일 새벽에 제주항에 도착, 장비 및 인력을 점검하며 바로 복구현장에 투입됐다. 도착하는 당일 병력과 장비를 제주시 외도동과 삼양동, 아라동, 삼도1동, 용담1동, 용담2동, 건입동, 화북동에 투입 △해안부유물 16톤, △침수주택의 진흙 모래 제거 등 9채 복구, △잡철물 제거 15톤 트럭 4대, △도로변 보도블록 및 담장 폐기물, 토사 정리 660m, △유출 폐기물 등을 처리했다.
이후 공병부대 대원들은 제주시 아라동과 삼양동, 회천동, 이호동, 신촌리, 조천리, 등지에서 수많은 침수가옥들을 대상으로 물과 진흙더미, 뻘을 퍼냈다. 종이처럼 흝어진 잡석을 치워내고 유실도로를 다지고 정비하느라 강도 높은 노력 활동을 하는 바람에 저녁엔 파김치가 되기도 했다.
또한 하천이나 해안가에 떠내려 온 산더미 같이 쌓인 폐목재나 폐자대 등 부유물들을 제거하는 작업을 벌였다. 태풍 복구현장 곳곳에는 이들 육군 공병대의 땀방울이 진득하게 녹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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