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지랖
오지랖
  • 고창일 기자
  • 승인 2004.08.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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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문화제 연습이 한창이다.
40대 이전 세대는 기억하겠지만 한라문화제 가두 행렬시 화려한 중국 전통옷을 입고 긴장대를 다리 삼아 위태위태 걷는 화교 특별출연은 당시 사람들에게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

이를 아직도 자랑삼는 어느 늙은 화교는 "사람이 없어 못한다"고 아쉬운 듯 말했다.

자기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말이 있다.
우리는 일본 정부가 재일 교포들을 대하는 모습에서 가끔 분노를 느낀다.

일본국민과 교포사이에 존재하는 차별을 보면서 '어쩔 수 없는 섬나라 근성'이라고 비하하길 서슴치 않는다.
그러나 전 세계에서 화교 상권이 존재하지 않는 몇 안돼는 곳 중 우리 나라가 포함된다는 사실이다.

우리는 화교의 부동산 소유권을 강력 제한해왔을 뿐 아니라 대기업 사원모집 안내문을 보더라도 '군대를 필한 건강한 대한민국 남자'가 일반적이다.
화교들은 제 명의로 재산형성은 물론 버젓한 직장에 취직할 수 없음은 물론이다.
그래서 제주만 하더라도 대를 이어 중국음식점을 하는 몇 집을 빼면 거의 대만으로 돌아가 버렸다.

우리가 그들을 이웃으로 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코리아 드림'을 꿈꾸며 우리 나라를 찾은 저개발국 노동자들에게도 마찬가지인 듯 싶다.

최근 동해 명칭을 놓고 일본과 신경전이 한창이다.
'Sea of Japan(일본해)' 이 전 세계 거의 모든 사이트를 점령한 가운데 이를 고치려는 우리 정부와 민간 네티즌들의 노력이 눈물겹다.

오지랖 넓다고 비난할 지는 모르겠지만 한번만 더 생각해 보면 어떨까 하는 마음이다.
동해를 공식적인 명칭으로 정한다면 일본국민은 서쪽에 있는 바다를 동해라 불러야 한다.

'동해'라는 우리의 주장을 일본측이 '서쪽 바다를 동해로 불러야 하는 자신의 딱함'을 논거로 내세운다면 뭐라 답변해야 하나.

혹자는 '청해(靑海)'라는 명칭도 주장하고 있다.
그러면 전 세계에는 다섯 개의 색깔을 띤 바다가 존재하게 된다.
북유럽의 백해(白海)를 비롯 중국과 사이를 둔 황해(黃海), 러시아 남쪽 흑해(黑海), 모세가 바다를 갈랐다고 성서에서 말하는 홍해(紅海) 등과 함께 파란 바다가 탄생하는 셈이다.

역지사지(易地思之)다.
내가 싫으면 남도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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