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화가 잘 되지 않고 배가 더부룩하며 대변이 고르지 않아 웬만한 병·의원은 다 찾아가 보지만 가는 곳마다 아무런 병이 없다고 하고 심지어 이러한 환자들은 아무리 세밀한 검사를 해봐도 뚜렷이 나쁜 곳이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이와 같은 증상은 젊거나 중년의 성인에 감기 다음으로 흔하게 나타나는 질환으로 여자에게 네 배정도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유전자와 생명 복제로 떠들썩한 첨단과학시대에도 속시원한 치료법이 없는 질환이 바로 과민성 대장증후군입니다.
이 경우 환자는 이상이 없다고 안심하기보다 오히려 실망한다. 뱃속이 분명히 아프고 과식하거나 자극성이 있는 음식을 먹으면 자주 설사를 하는데 이상이 없다고 하니 환자는 오진의 가능성을 생각하고 여러 병원을 전전하게됩니다.
과민성대장증후군의 증상을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본다면, 임상적으로 세 가지 유형으로 나타나는데 첫째는 주로 만성 복통과 변비를 호소하며, 두 번째는 만성적이며 간헐적인 설사를 호소하나 통증은 없는 경우입니다. 마지막으로 일부 환자들은 양쪽 증상 모두 나타내어 설사와 변비가 반복되는 증상을 호소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이런 증상이 몇 개월 혹은 몇 년간 부정기적으로 나타나는 것입니다.
설사는 아침에 일어나서 또는 아침 식사 후에 심해지는 경우가 흔하며, 과다한 점액을 포함한 묽은 대변을 3~4차례 본 후 환자는 좋아지며 그 후 하루 동안 편안한 경우가 많습니다. 설사는 몇 주간이나 몇 달간 지속되다가 부정기적인 기간 동안 자연적으로 사라지기도 합니다. 변비나 변비와 설사가 동반되는 만성복통 또한 과민성 대장 증후군의 흔한 증상입니다. 이 경우 좌하복부의 경련성 통증을 호소하는데 방귀나 배변 후 호전됩니다.
이 병의 정확한 원인은 아직까지 확실히 밝혀져 있지 않으나 장의 운동이상, 내장과 장체벽의 감각기능 이상, 심리적인 원인(스트레스), 자극적인 식사 등이 원인으로 생각되어 지고 있습니다.
치료는 변통이상이 스트레스와 관계가 있으므로, 스트레스를 없애고 환경이나 자신을 변화시켜야하며 약물치료를 병행하여야 합니다. 약물 치료는 비정상적인 대장 운동을 조절하기 위해 사용되기도 합니다.
약물 치료의 경우 심한 복통이나 배변습관의 변화, 복부 팽만의 증상 등에 약물치료를 하여 장의 운동을 정상화 시켜 증상을 개선시키며 증상이 오래 지속되면 1~3개월 정도 복용할 수도 있습니다.
과민성대장증후군은 기능적 장애이며 만성적이지만 암과 같은 심각한 질환이 아니며 수명에는 전혀 지장이 없는 것을 확신하고 스트레스를 이겨낼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적당한 운동과 함께 규칙적인 식사와 배변습관을 갖고 배를 따뜻하게 해주면 좋습니다. 식이 요법으로 채소와 같이 섬유소가 많이 든 음식을 섭취하고 장내 공기를 증가시킬 수 있는 행동 및 음식물은 제한합니다.
고칼로리 음식의 과식, 탄산음료, 흡연, 껌 등을 피해야 하며 식사를 급히 하는 것 역시 좋지 않습니다. 콩류, 양배추류, 유당, 과당, 지방질의 섭취를 줄이고 규칙적인 식사를 하며 장관을 자극할 만한 음식, 음료를 금하고 향신료도 제한하면서 사용합니다. 과식을 하게 되면 장관을 자극하여 복통의 원인이 됩니다.
김 화 민
소화기내과 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