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연금 기부자들, 김 지사와 사진촬영 등 '너무' 분주
유례없는 태풍 피해로 민. 관. 군이 혼연일체가 되어 복구에 나서 땀을 흘리고 있으나 피해주민들을 찾아 위로하거나 복구작업을 진두지휘해야할 김태환 도지사는 재해의연금을 전하려는 각계 인사의 방문으로 연일 사무실을 지키고 있다. 이 때문에 복구현장에 나서 피해주민을 위로. 격려하고 피해 상황과 복구상의 문제 등을 직접 파악, 재난행정에 효율적으로 반영해야 할 도지사의 얼굴 보기가 힘들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김 지사는 복구작업 5일째인 21일에도 오전부터 성금 기탁자들을 맞아 지사실과, 이웃한 접견실에서 사진찍기에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다.
이날 김 지사의 공식 일정은 ▲오전 7시30분 간부회의 주재 ▲오전 9시20분 대한주택공사 수재의연금 기탁 ▲오전 9시30분 KBS 신임 제주방송총국장 예방 ▲오전 9시40분 중앙사회복지공동모금회 수해의연금 기탁 ▲오전 9시50분 서울제주도민회 수해의연금 기탁 ▲오전 10시 해군작전사령관 수해복구현황 설명(재해대책상황실) ▲오전 10시40분 한국JC중앙회장 수해의연금 기탁 ▲제주항공 수해의연금 기탁 ▲오전 10시50분 ▲오후 3시 JIBS제주방송 특별생방송 출연 등이다.
전날인 20일의 일정도 마찬가지였다.
오전 8시35분부터 시작된 일정은 3개 방송국 출연과 인터뷰, 각계 수해의연금 기탁자 방문 및 사진촬영 등으로 방송국과 도청을 오가는 게 거의 모든 일정이였다.
이처럼 김 지사의 오전 일정은 10분 단위로 쪼개야 했으며, 수해의연금을 기탁하면서 도지사와 함께 사진찍기를 희망하는 사람들로 도지사 접견실은 그야말로 장사진을 이루고 있다.
이들 의연금 기탁자 가운데는 김지사와 사진촬영한 장면을 언론 등에 홍보하기 위한 목적을 가진 사람도 일부 있다.
따라서 이번 태풍 나리로 전 재산을 잃었거나 목숨을 잃은 피해주민과 복구현장에서 연일 땀을 흘리고 있는 자원봉사자들은 도지사로부터 격려나 위로 한 마디를 들을 수 없다고 품념들이다.
또 재해관련 공무원들도 도지사의 결심을 받아 처리해야할 복구업무들이 산더미처럼 쌓여있는데도 도지사를 만날 기회조차 없어 허둥대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대해 상당수 뜻있는 인사들은 “성금을 전하는 사람들도 천재지변 속에 바삐 돌아가는 제주의 상황을 직시해 관련 실. 국장이나, 아니면 부지사를 찾아 성금을 전하는 것도 우회적으로 피해주민들을 도와주는 것”이라면서 “하루에 몇 시간만이라도 도지사를 피해복구현장으로 갈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줘야 한다”고 ‘의미 있는’ 말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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