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깨끗하고 정이 넘치는 제주 사회를 위하여
[기고] 깨끗하고 정이 넘치는 제주 사회를 위하여
  • 제주타임스
  • 승인 2007.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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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관을 들어서자 앞에 보이는 네 글자 바로 사필귀정(事必歸正) 이다. 뜻풀이를 하자면 모든 잘잘못은 반드시 바른길로 돌아온다.

즉, 인과응보(因果應報)요, 종두득두(種豆得豆)인 것이다. 가슴에 손을 얹고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한점 부끄러운 점이 없이 살아 왔는가를 되새겨 본다.

희노애락(喜怒哀樂), 천태만상(千態萬象), 온갖 상황을 접하면서 진정으로 바른길만을 살아 왔던가 말이다.

이제 내 업보를 젖혀두고서 제주특별자치도에 대한 행정행위 하나하나를 감시하고 조사하는 자리에 서게 되어 무거운 마음이 앞선다.

제주특별자치도가 출범한지도 1년이 지났다. 타시ㆍ도에 비교가 안 되는 거대한 자치도가 탄생하였다. 외교ㆍ국방 등 일부 업무를 제외한 거의 모든 국가사무까지도 우리 도에 이관되어 주민자치 시대에 타시·도 보다 한발 앞서 나가고 있다. 이처럼 사무가 늘어나면서 이에 대한 지도 감독 사안도 비례하여 늘어난 것이다.

우리 공직자는 국민에 대한 봉사자이자 얼굴이다. 우리 공직자도 인간인 이상 일반인과 똑같은 희노애락(喜怒哀樂)을 누릴 수 있는 권리를 갖고 있다. 다만 공직자란 신분으로 다른 사람들과는 차별화 되어야 한다.

매사에 모범을 보이고 도민을 지도하고 이끌어 나가야 하는 선도자의 역할이 주어졌기 때문이다. 이 자리에 서게 된 것이 벌써 한달을 넘어서고 있다.

언론보도에서, 사법기관에서 공무원들이 비리와 범죄 사건 통보를 접하며, 이에 대하여 직접 조사하고 처리를 하게 되면서 사건의 경중에 따라 일벌백계(一罰百戒)로 다스려야 하는 아품과, 한편으로는 어쩔 수 없이 당하는 공무원에 대한 아쉬움이 교차하는 여러 사건들로, 내 자신이 어수선한 마음이 생기는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

사필귀정(事必歸正)- 모든 일에 대하여 죄짓고는 못산다. 부메랑의 효과처럼 언젠가는 돌아오기 마련이다.

깨끗한 정신, 따뜻한 마음, 나보다 남을 위하는 정신, 모든 잘못을 내 탓이요 하는 자세가 정착이 된다면, 온 세상이 아름답고 정이 점치는 사회가 될 것이라고 감히 얘기하고 싶다.

필리핀의 대통령을 지낸 막사이사이가 국방부장관시절 뇌물제의에 친구에게 거의 허가가 된 시점에서 잠수함 인양권을 내주지 않은 사례, 황희 정승 뇌물 거절 및 검소한 생활, 싱가포르 리콴유총리의 부패척결의지를 되새겨 보면서… 우리 모두가 유리알처럼 깨끗한 모습, 법 없이도 살수 있는 세상이 오기를 바라며… 올 추석도 도민 모두가 다 한 가족이 되는 따뜻하고 훈훈한 정이 넘치는 명절이 되기를 기원한다.

양  창  호
제주특별자치도 감사위원회 사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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