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속
약 속
  • 정흥남 기자
  • 승인 2004.08.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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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들이 약속을 지켰다.”
27일 새벽 정지현(21) 선수가 레슬링 금메달을 거머쥐는 순간, 경기 안양시 자택에서 막내아들의 경기모습을 지켜보던 정선수의 아버지 정동두(53)씨와 어머니 서명숙씨(49)는 두 손을 맞잡고 벌떡 일어서면서 이 같이 외쳤다.

아버지 정씨는 “저 어린 녀석이, 저 어린 녀석이…”라며 말문을 잇지 못했다.
어머니 서씨는 “설마 해낼까 싶었는데 그 높은 장벽을 넘어 금메달을 따다니 꿈만 같다”며 약속을 지킨 아들의 모습에 감격스러워 했다.

△26일 제주를 방문한 노무현 대통령은 제주도민들에게 여러 가지 약속을 했다.
노 대통령은 최근 제주유치가 무산된 ‘정부혁신 포럼’과 관련, “정부혁식 포럼을 열린 우리당 선거공약으로 내세웠는데 제주유치가 안돼서 유감”이라고 표명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정부혁신 포럼이 한국유치가 결정된 뒤 국제적으로 (서울에서 개최하는 것으로)약속돼 있었지만 당(열린 우리당)이 유치장소를 바꿀 수 있는 줄 알고 제주 유치를 약속했지만 어쩔 수 없었다”고 말했다.

최근 서귀포시는 올해부터 2008년까지 5년간 기존 분묘를 개장한 뒤 화장 후 납골시설로 안치할 경우 ‘개장 장려금’을 지급하겠다고 시민들에게 약속한 뒤 예산이 없다는 이유로 백지화, 행정 불신을 자초하기도 했다.

△일반적으로 ‘약속’은 어떤 일해 대해 어떻게 하기로 미리 정하여 놓고 서로 어기지 않을 것을 다짐하는 것을 말한다.
이 같은 사전상의 표현을 빌리지 않더라도 약속은 ‘약속한 대로’ 지켜져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최근에는 약속을 어기는 일이 너무 다반사로 일어나 약속을 잘 지키는 사람이 ‘바보’소리 들을 때가 한두번이 아니다.
더욱이 공인이나 지방자치단체 등이 약속을 어기는 일도 개인 간 약속파기에 못지않게 많아지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지방행정에 대한 불신이 생기고 국정에 대해서도 미덥지 못하다는 말들이 팽배해 지고 있다.
올 가을을 맞으면서 한번 설정된 약속은 ‘흔들림 없이 지켜지는’ 새로운 ‘약속관’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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