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에 흙 쓸린 농경지 농사 ‘막막’
폭우에 흙 쓸린 농경지 농사 ‘막막’
  • 한경훈
  • 승인 2007.09.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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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 구좌ㆍ조천 밭 30ha 유실…대파 불가능한 상황
市, "침수지 매입 저류조 시설로 흙 공급 방안 검토"

지난 4~6일 도내 일원에 쏟아진 기록적인 폭우로 농경지 침수 등 농민들이 막대한 피해를 입은 가운데 일부 농경지의 경우 흙이 유실돼 작물 파종마저 어렵게 되면서 농가의 시름을 더욱 깊게 하고 있다.

이번 폭우로 제주시 지역에서는 구좌ㆍ조천을 중심으로 936ha의 농경지가 침수되면서 이곳에 심어진 당근ㆍ감자ㆍ콩ㆍ마늘 등 밭작물이 폐작 위기에 놓였다.

이런 가운데 농경지 55ha(구좌 45ha, 조천 10ha)가 유실되거나 매몰돼 3억1200만원의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특히 이 중 30ha는 흙이 빗물에 쓸리면서 암반이 들어나는 등 작물을 심지 못할 상황에 처했다.

농작물 폐작으로 그러지 않아도 어려운 판에 다른 작물 대파마저 불가능, 농가의 복구의지를 꺾고 있다.

구좌읍 월정리 한 농가는 “기존 피해는 그렇다 치더라도 하루 빨리 대파작업을 해야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데 그럴 상황이 아니라 답답할 뿐”이라고 대책을 호소했다.

농경지 유실이 극심한 토지에 대해 복구용 흙 지원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시는 이에 따라 김녕 등 모래밭 지역에 대해서는 모래 긴급지원에 나섰다. 다른 지역에서도 흙을 공급하기 위한 절충 등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특히 시는 보다 근본적인 대책으로 침수 농경지를 매입해 저류조를 만들고, 이 과정에서 나오는 흙을 유실 농경지에 공급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이럴 경우 당장 흙 공급문제를 해소하면서 장기적으로는 빗물을 저장하는 등 홍수 완충 역할 및 농업용수 확보의 효과가 기대된다.

김영훈 제주시장은 10일 확대간부회의에서 이 같은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제주시 관계자는 이와 관련, “막대한 양의 흙을 공급하려면 토지를 매입해 조류조 시설을 하고 여기서 나오는 흙을 이용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이라며 “타당성 검토 후 계획을 세워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호우로 인한 도내 전체 피해액은 9일 6시 현재 17억9700만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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