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음사 사태 '봉합'…불씨는 남아
관음사 사태 '봉합'…불씨는 남아
  • 진기철
  • 승인 2007.08.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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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인계 마무리, 오늘 공식 기자회견
몸싸움 과정서 신도 등 10여명 부상

주지선출 문제로 4개월간 갈등을 빚어왔던 관음사 문제가 28일 일단락됐다.

이날 조계종 총무원은 제주지방법원의 ‘관음사 주지 직무집행 방해금지 가처분 결정’ 에 따라 제주지법 집행관들의 법적 절차를 지켜본 뒤 관음사 포교당 보현사와 관음사를 인수했다.

관음사를 인수받은 시몽스님은 “도민들에게 죄송하다는 말 밖에 할 수 없고 진실로 참회한다”면서 “하루 속히 정상화해 관음사를 정진하는 도량으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날 인수인계 과정에서 중원스님 측 신도들과 시몽스님 등 총무원 측과의 물리적인 충돌이 일어났지만 우려했던 큰 불상사는 발생하지 않았다.

이날 물리적인 충돌은 오전 6시15분께부터 일어났다.

조계종 총무원이 굴삭기를 동원해 관음사 입구에 설치된 철제 바리케이드 철거를 시도하는 과정에서 중원스님 측 신도들과의 충돌이 빚어진 것.

이어 법원의 ‘가처분 결정’집행을 앞둔 오후 1시50분. 관음사 포교당을 인수인계 받기 위한 총무원 측과 진입을 막으려는 신자들과의 대치상황이 연출됐다.

총무원 측은 집행관의 공시에 앞서 “지금까지 있었던 일을 참회하고 제주불교의 발전을 위해 원만하게 종무 인수인계가 이뤄질 수 있도록 동참해 달라”고 호소했다.

하지만 철제문을 걸어 잠그고 승용차를 동원 입구를 막아선 신도들은 “우리는 스님을 존중하지만 지금껏 보여준 모든 행위는 ‘스님’이 할 행동이 아니었다”면서 “우리는 사찰을 지키기 위해 여기 있는 것”이라고 맞섰다.

그러나 2시30분 제주지법의 집행관이 도착, 법적 절차를 밟기 위해 포교당 안으로 들어서는 과정에서 총무원 측이 신도들이 막아선 철제문을 뜯고 경내에 진입, 포교당 인수인계 절차는 30여분만에 마무리 됐다.

이어 오후 3시 30분. 관음사를 찾은 총무원 측과 관음사를 사수하려는 신도들과의 충돌이 또다시 일어났다. 이 과정에서 신도 2명이 실신하는 등 10여명이 부상을 입었다.

이날 관음사 인수를 둘러싼 충돌은 총무원 측이 관음사 입구 주변에 설치된 바리케이드를 넘거나 걷어내 관음사 경내에 들어서면서 일단락됐다.

사태가 일단락된 관음사 대웅전에서는 시몽스님의 고불식이 거행됐고 총무원 호법국장인 관행스님이 주지검수인계서를 시몽스님에게 전달했다.

관음사는 교구 종회를 연데 이어 선거관리위원회를 구성한 뒤 산중총회 등을 거쳐 새로운 주지를 선출하게 된다.

총무원과 시몽스님 측은 29일 오전 보현사에서 공식 기자회견을 갖고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한편 경찰은 이날 법원의 가처분결정 공시 집행과 총무원의 종무 인수인계 과정에서 물리적 충돌이 있을 것으로 보고 경찰 700여명을 보현사와 관음사에 배치,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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